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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심리 위축 속 8만 가구 분양 봇물, 수요자 선택은

  • 2021.12.03(금) 07:00

대출규제·금리인상 등 부담에 매수세 급감
대선 등 변수에 연말 분양 몰려…양극화 심화

밀렸던 분양 물량이 12월 한 달 동안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도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변수들이 존재해 건설사 입장에선 서둘러 분양 사업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들어 주택 매수심리가 급격히 꺾이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빠르게 줄고 있기는 하지만 청약시장은 여전히 가격메리트로 인해 쏠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꼼꼼한 자금계획이 필요한 만큼 청약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과 옥석가리기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급격히 꺾인 매수심리

KB부동산리브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60.2를 기록, 전주보다 4.7포인트 낮아졌다.

매수우위지수는 8월 마지막 주부터 내림세로 전환했고, 10월 들어선 100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갈수록 더 많아지면서 매수자 우위 현상이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거래도 위축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월 2702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으로 전달보다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10월에는 2308건, 11월에는 646건에 그쳤다.

내 집 마련에 목말랐던 실수요자들이 마음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대출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작년과 올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격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도 늘어났다.

이는 청약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가 공급한 공공분양 사전청약 경쟁률도 1차에선 평균 28.1대 1을 기록했지만 2차는 15대 1로 크게 줄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격 상승보다 하향 안정화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공급물량과 입지 등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사전청약 경쟁률도 낮아지는 것을 보면 청약열기도 이전보다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 메리트 여전…대규모 물량에 양극화 심화

건설사들도 올해 계획했던 분양 사업을 소화하기 위해 이달 중 서둘러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2월 전국 분양 예정물량은 8만3458가구로 집계, 작년 분양실적(4만1836)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경기도가 2만3473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9884가구)과 부산(6904가구), 경북(9561가구)과 전북(6823가구) 등 지방에서도 상당수의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서울은 2041가구로 작년(2584가구)보다 적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분양물량도 역대급으로 많은 만큼 예비 청약자들도 이전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분양가에 따라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어려울 수 있어 철저한 자금계획을 세운 후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 지역과 입지 등에 따라 청약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말 대단지 분양이 늘어나 남은 물량에 실수요자들 관심이 이어지겠지만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공급 과잉 등의 변수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며 "입지나 분양가격에 따라 청약열기에도 온도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시장은 기축 아파트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있고 신축이라는 점에서 가점이 높다면 청약에 나서는 게 좋을 것"이라며 "다만 중도금과 잔금 대출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등 자금계획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약자들 입장에선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교통망을 갖춘 지역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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