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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H 철근누락'…공공분양 기다려도 될까? 

  • 2023.08.18(금) 06:30

공공분양 착공·분양 모두 '뚝'
LH 철근 누락 사태가 독될까
공급난 우려 가중…실수요자는?

최근 공공분양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습니다. 주택 인허가, 착공, 분양 등 모든 공급 지표가 위축된 가운데 'LH 철근 누락' 사태라는 복병까지 생긴 탓인데요. 

부실 시공 아파트를 비롯해 공급 주체인 LH까지 손봐야 하는 상황이고요.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공공주택 사업 수주를 꺼리면서 신규 공급 차질도 우려되고 있는데요. 공공분양 아파트, 이대로 괜찮을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공분양, 지연 또 지연?

이달 분양 예정이던 공공분양 아파트의 공급 일정이 미뤄지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애가 타고 있습니다.

이달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려고 했던 공공분양 단지(모두 신혼희망타운)는 △고양 장항 A-2(371가구) △위례 A2-7(440가구) △서울 대방(122가구) 등인데요. 

위례 A2-7은 지난해 9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교육환경영향평가 지연 등으로 미뤄진 상태고요. 고양장항 A-2는 이달 10일 공고 예정이었으나 9월 이후로 연기됐습니다. 

예정대로 분양하는 단지는 서울 대방 신혼희망타운이 유일할듯 한데요. 이곳은 지난해 초 사전청약하고 이달 말께 본청약 예정입니다. 

단지별 추진 상황에 따라 공급 일정이 변경될 순 있는데요. 이를 바라보는 수요자들은 불안합니다.

최근 발생한 'LH 철근 누락' 사태가 공급 계획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건데요.  

앞서 LH는 지난달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기둥 주변 보강철근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LH의 '단순 실수'로 철근 누락 아파트 5곳이 뒤늦게 추가로 드러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요.▷관련기사:철근누락 단지 또 있었다…이한준 LH사장 "전 임원 사표"(8월11일)

공공분양주택 착공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LH는 문제가 드러난 아파트에 대한 보수·보강과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을 예고했고요. 신규 사업도 전관 업체와 계약한 경우 사업 진행을 일시 중단키로 했습니다.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가뜩이나 공공분양과 관련한 각종 공급 지표가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인 만큼 수요자들의 애가 탑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상반기 기준(1~6월) 공공분양주택 착공실적은 2021년 1만8944가구에서 2022년 6362가구, 2023년 1713가구 등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요. 특히 올해는 3월에만 삽을 떴을 정도로 착공이 드물었습니다. 

분양도 대폭 꺾였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 및 분양예정 물량이 2021년 4만2552가구, 2022년 4만6467가구에 달했는데요. 올해는 예정 물량을 포함해도 1만7756가구에 불과합니다. 3년 뒤 '공급난'…무주택 서민 어쩌나?

신규 공공분양 주택 사업 추진 환경도 척박해졌습니다.

LH 사태로 인해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한 시공의 잣대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졌거든요. 공공분양에 대한 입찰 선호도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거죠.

공공아파트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공공'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데요. 공공분양 아파트 중에 '자이'나 '래미안'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기도 합니다.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 및 분양예정 물량./그래픽=비즈워치

게다가 이번 일로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중견 건설사들까지 참여를 꺼리게 되면 수요자들의 선택권이 좁아지고 사업 진행도 불투명해집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도 재건축·재개발 활황일 땐 공공분양 사업에 안 들어오지만 부동산 하락기 때는 안정적인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공공주택 사업에 더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견건설사들은 LH가 발주하는 주택 사업이 중요한 먹거리지만 향후 안전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느라 비용이 올라가면 리스크는 떠안으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입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공급난'이 심화하면 청약만 기다리는 무주택 서민들의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착공이 부족하고 대구 등 일부 지역은 분양 승인을 취소할 정도라 3~4년 뒤에 공급난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수도권처럼 대기 수요가 풍부한 지역은 더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공급 예정 물량이 많은 3기 신도시 등에서 공공분양 일정이 지연되면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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