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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집 가질 순 없다"…다주택자에 면죄부 던진 윤 대통령

  • 2024.01.10(수) 17:58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 임대공급자 인식 전환
"고가주택에 과도한 보유세는 소유권 부정"
"재건축·재개발, 규제할 것 아니라 지원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면죄부를 던졌다.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 주범'으로 보고 세금을 무겁게 매기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다. 임대주택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키워주기 위해 중과 관련 세제를 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관련기사: "소형 빌라·오피스텔 사도 무주택 간주"(1월10일)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한심하다'고 표현하며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을 사실상 면제하는 완화책을 풀었다. 국민이 재산권을 행사할 경우 규제가 아니라 지원으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에 대해 '임기 내 착공'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두번째'에서 발언하고 있다. /KTV 국민방송 생중계 캡처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해 서민 혜택받도록"

윤 대통령은 10일 경기 고양시에서 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모두가 집을 소유할 순 없다.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를 '집값을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보고 징벌적 과세를 하게 되면 결국 임차인에게 조세전가가 이뤄진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72억원짜리 벤틀리를 타봤다. 고급 승용차를 만드는 과정에 협력업체와 일자리가 생긴다"며 "고가주택도 마찬가지다. 보유세를 과도하게 매기는 건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이고, 중산층의 소득 창출에 부정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뜯어내야지' 하는 생각은 궁극적으로 서민과 중산층 피해로 이어진다.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많이 번 사람에게 과세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정부의 정책 타깃은 서민과 중산층이다.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책이 실제로는 오히려 불합리한 게 많기 때문에 이런 규제들을 걷어내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그간 '다주택자는 투기적 수요자'라는 측면을 강조해 양도세, 종부세를 중과해왔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세제 개편이 이뤄졌다"며 "다주택자는 임대차 시장의 공급자라는 인식 전환으로 중과세율 폐지 작업에 바로 착수했다"고 말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도 "징벌적 세금으로 임대주택이 위축된 문제가 있어 등록임대사업자가 소형주택을 추가로 구입해 임대하는 경우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2주택자가 3주택을 보유해도 취득세율이 8%에서 1%로 낮아져 취득비용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두번째'에서 발언하고 있다. /KTV 국민방송 생중계 캡처

"정부가 재산권 행사 왜 막나"...규제 대신 지원

정부는 도심 내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문턱을 확 낮추기로 했다. ▷관련기사: 재건축 '안전진단' 대못 뺀다(1월10일)

윤 대통령은 "그간 재건축·재개발이 집값을 올린다고 막아왔는데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더 오르는 모순이 발생했다"며 "부동산 문제를 정치, 이념에서 해방시켜 시장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무슨 권한과 근거로 재건축·재개발을 막았는지 모르겠다. 국민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와 선택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확 풀겠다"며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재개발에 착수해 노후 도시를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로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집합적 재산권 행사를 선택한다면 규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원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안전진단 면제와 용적률 상향(최대 500%), 공공이주단지 조성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임기 내 반드시 재건축 공사에 착수토록 약속하겠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집잇슈]대통령 콕 찍은 '안전진단 완화'…재건축 부추길까? (1월5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첩된 규제로 인해 도심 내 재건축과 소형주택 건축이 감소했다. 지금까지 규제대상이던 재건축·재개발을 지원대상으로 전환하겠다"며 "30년 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바로 추진위를 구성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업 속도를 3년 이상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 카드도 꺼냈다. 그는 "젊은 층이 직장 가까운 도심 내에 살 수 있도록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에 대한 낡은 건축규제를 혁파하겠다"며 "중소형 건설사들이 다양한 소형주택을 맞춤 건축할 수 있는 공정경쟁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업계는 화색을 비쳤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순기능을 인정하고 세제 완화 조치를 시행할 것을 주장해왔다"며 "오늘 발표된 정책이 잘 시행·작동돼 국민과 업계 모두 체감하는 정책이 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한건설협회 역시 "수요가 가장 높은 도심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도록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소형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규제 개혁 방안이 포함됐다"며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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