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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매출은 1.7조로 키웠지만…

  • 2024.04.04(목) 16:46

[워치전망대]
투자부동산 매각 영향 장부가 반영 영업외손실
유동성 확보 위해 적자 감수…부채비율 539%로
PF 터질 우려 적다해도 장기미수사업장 '불씨'

두산건설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손익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연결 재무제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해 1조717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00억원 넘는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60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개선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2021년 72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2년 2104억원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77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며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돌아선 지 오래다. 2021년 2670억, 2022년 4815억, 2023년 5389억원으로 결손금이 늘면서 자본을 갉아먹고 있다. 

두산건설 연간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두산건설이 순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건설 경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탓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월 소유하고 있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 82번지의 토지와 건물, 구축물 등 일체를 범한퓨어셀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약 11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347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에만 25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금이 들어오기 전인 지난해 말 매각 진행과정에서 투자부동산의 순매각대금과 장부가 사이 금액 차이가 벌어졌다. 장부가에 처분손실 금액이 우선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두산건설이 보유한 투자부동산 가운데 토지부문의 기초장부가액은 2166억원이었다. 여기에 처분·손상 등이 반영되며 기말장부가액은 1004억원으로 줄었다. 건물 장부가액도 기초 362억원에서 기말 226억원으로 줄었다. 처분, 감가상각, 손상 등이 반영된 결과다. 

영업이익이 600억원 이상 났지만 1000억원이 넘는 순매각금액과 장부가액의 차이가 기타영업외비용에 반영되면서 순이익을 적자로 끌어내린 것이다. 

단기차입금 규모도 늘었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230억원으로 전년(200억원) 대비 늘었다. 연 이자율이 8.46~11.4%에 달한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차입금, 전화사채, 매입채무 등을 포함한 총 금융부채는 83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금융 이자 비용으로만 400억원이 지출됐다. 자본이 큰 규모로 줄면서 부채비율도 422.2%에서 539.7%로 늘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창원공장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손실이 우선 반영돼 순손실이 났다"면서 "1분기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현금성 자산 규모가 커져 부채비율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두산건설이 시행사 차입 등을 위해 지급보증한 PF우발채무 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8111억원으로 전년(6287억원) 대비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77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13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에 더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했던 이유다. 

다만 우발부채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부채다. 양호한 수주를 기반으로 한 수익기반 확보와 진행 중인 사업장의 분양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어 실질적인 우발채무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게 두산건설의 설명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에 확보한 수주잔고가 매출로 이어져 약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면서 "PF우발채무 규모는 금융당국에서 기준을 계속해서 까다롭게 잡고 있어 규모가 커졌지만 미착공공사가 거의 없고 분양도 80~90% 이상 되고있어 실질적인 PF우발채무 규모는 700억원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건설은 지난 2022년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대여금 등 약 2000억원을 기타 대손상각비로 한번에 인식하면서 순손실이 커졌고 지난해에도 약 339억원의 기타 대손상각비를 인식했다. 최근 원자잿값 인건비 인상, 공사비 증가로 위험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PF 책임준공 약정액도 1조7447억원에서 2조3459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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