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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의 두 얼굴..편한데 복잡해

  • 2014.12.19(금) 17:24

手記→인터넷→스마트폰..10년새 '격세지감'
매년 '누더기' 세법 개정..직장인 혼란 가중

요즘 직장인의 연말정산은 과거에 비하면 한결 편해졌다. 1990년대까지진 소득공제신청서를 손으로 쓰고, 각종 납입 증명서와 영수증도 챙겨야했다. 2000년대부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점점 영수증을 챙기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렸고, 2010년부턴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와 함께 종이없는 연말정산도 가능해졌다.

 

연말정산을 위한 몸은 편해졌는데 머리는 여전히 어지럽다. 매년 세법이 뒤죽박죽 바뀌기 때문에 연말정산 규정도 꾸준히 업데이트 해야 한다. 올해도 변함없이 직장인의 연말정산 숙제는 바뀐 세법을 '한 보따리' 안고 찾아왔다.

 

◇ 인터넷이 살린 연말정산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연말정산 배너'가 깜박거립니다. 인터넷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신고서식을 내려받아 집에서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작성하는 것보다 필요한 증빙서류를 준비하는 도움을 줄 겁니다."-2001년 12월 국세청 연말정산 안내-

 

연말정산에 인터넷이 활용된 시기는 2001년부터인데, 당시에는 단순하게 소득공제 신고서만 집에서 다운로드받는 정도에 불과했다. 보험료나 연금저축, 주택마련저축 등의 납입증명서는 이듬해부터 인터넷 발급이 가능해졌다. 일일이 영수증을 확인해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2004년에는 신용카드 사용내역도 인터넷으로 출력했고, 2006년에는 아예 국세청 홈페이지에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개설됐다. 이후 부양가족 영수증 조회 서비스에 이어 2010년에는 굳이 증명서를 출력하지 않아도 연말정산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웬만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자료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으로 내려받거나, 출력할 수 있다. 직장인이 직접 세액을 계산하고 검증해보는 프로그램도 자리를 잡았고, 동영상으로 작성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불과 10여년 만에 연말정산의 번거로운 절차가 간편하게 정리된 것이다.

 

◇ 숨막히는 업데이트 항목

 

직장인들은 1년에 한번씩 접하는 연말정산이 매번 새롭게 느껴졌다. 단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각종 공제 규정이 해마다 조정됐기 때문이다. 의료비나 보험료, 교육비, 신용카드 공제는 2000년대 이후 거의 매년 바뀌었다.

 

1999년 신설된 신용카드 공제 혜택은 대표적인 '누더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2년마다 한번씩 공제 규정이 바뀌었다. 도입 당시에는 300만원 한도로 총급여의 10% 초과분에 10%를 공제했지만, 2001년부터 500만원 한도와 20% 공제율로 개정됐다.

 

 

카드 사태를 겪은 2003년에는 직불카드 공제율을 30%로 올리는 정책을 내놨다가 이듬해 다시 20%로 되돌렸다. 2006년에는 신용카드 공제율이 15%로 낮아졌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공제문턱과 공제율을 모두 20%로 다시 맞췄다.

 

2010년 이후에는 신용카드 공제가 다시 줄어들고 있다. 공제 한도는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됐고, 공제문턱은 총급여의 25%로 높아졌다. 직불카드에는 25%의 별도 공제율을 적용했다. 2012년에는 직불카드 공제율이 30%로 올라갔고, 지난해에는 신용카드 공제율이 20%에서 15%로 줄었다.

 

올해는 직불카드 사용이 지난해보다 많으면 40%까지 공제해주는 특례 규정도 생겼다. 10여년간 직장인들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변화무쌍한 공제 규정 변화를 겪어야했다. 직장인을 위한다는 세법 개정이 오히려 혼란을 유발해온 셈이다. 아무리 연말정산이 편해져도 직장인의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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