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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롯데, 율촌! 회장님을 부탁해~

  • 2016.08.09(화) 13:36

[그룹전문 조세로펌 분석]②롯데·CJ편
롯데·CJ그룹 대리인으로 율촌 선호
율촌, 오너리스크 해소 경력 주목

검찰이 롯데그룹과 관련해 역대 최고액 수준인 6000억원 규모의 탈세의혹을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규모나 사안의 무게를 볼 때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행을 선택한다면 롯데는 어느 로펌에 법률대리를 맡길까.

 

비즈니스워치는 올해 1월부터 7월말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기업 세금소송 609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주요 대기업들과 국내 로펌들 간의 연관관계를 찾아냈다. 

 

탈세수사로 주목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상당수 세금소송의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율촌을 선택했다. 율촌은 국내 로펌순위 5위의 대형 로펌으로 조세소송분야에서는 김앤장, 광장 등과 함께 선두를 다투고 있는 로펌이다.

# 롯데, 계열사 5곳이 율촌 선택

롯데그룹은 올 들어 7개월간 13건의 세금소송을 진행했다. 선고가 난 1건을 제외한 12건의 소송이 현재까지 진행중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7건의 소송대리인이 율촌이다.


관련 계열사는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롯데제과, 롯데리아, 우리홈쇼핑 등 그룹 주력사 8곳이며 이중 5개 계열사가 율촌을 소송 파트너로 정했다. 율촌이 국내 로펌규모에서 5위 정도임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의 율촌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셈이다.

율촌은 롯데쇼핑, 롯데제과의 법인세 소송을 비롯해 롯데리아 법인세 소송 3건, 롯데케미칼 법인세 소송, 롯데카드의 부가가치세 소송에서 법률대리인으로 나섰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과거 분식회계를 통해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등 270억원을 환급받는 등 사기소송을 한 혐의로 검찰수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와는 별개로 올해부터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추가로 진행중이다. 대리인은 마찬가지로 율촌이다.

율촌 다음으로는 광장이 롯데그룹 세금소송 중 3건을 수임해 뒤를 이었다. 광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역사가 전국 108개 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소송을 대리중인데 돌려달라는 세금이 600억원을 넘는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은 호텔롯데의 법인세 소송과 롯데캐피탈이 강남구청 등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취소소송 등 2건을 대리 중이다. 
 

# 동변상련?..탈세수사 받은 CJ그룹도 율촌 선호

탈세라는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룹이 또 있다. CJ그룹이다. 

CJ그룹은 불과 3년 전에 롯데그룹과 유사한 형태의 전방위적 검찰수사를 받았다. 2013년 당시 이재현 회장이 1600억원대 탈세 및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수감됐고 1, 2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현재 대법원 상고는 포기한 상황.
 
CJ는 올해 들어서 6건의 세금소송을 진행했는데 5건을 율촌에 맡겼다. CJ와 CJ제일제당, CJ와 CJ대한통운의 법인세 소송은 율촌이 대리해 지난 1월에 승소했고 CJ, CJCGV 법인세 소송, CJ제일제당의 종합부동산세 소송은 진행중인데 모두 법률대리인으로 율촌이 선임됐다.
 
율촌이 아닌 다른 로펌이 법률대리인으로 나선 것은 CJ E&M 법인세 소송 1건 뿐인데 6월에 패소했다. 대리인은 김앤장이었다. 결과적이지만 율촌에 맡긴 것도 많고 율촌 덕에 이긴 것도 많은 셈이다.

김앤장이 맡은 CJ E&M 법인세 소송도 탈세혐의와 관련됐다. 국세청은 CJ E&M이 헝가리 소재 회사와 우회거래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려했다고 보고 세금을 부과했고, 1심 재판부도 해당 거래가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CJ E&M은 항소해 고등법원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CJ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CJ그룹 비자금 세탁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서미갤러리도 법인세 취소소송을 진행중이다. 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이다.
 
 
# 율촌의 회장님 구명 경력 주목
 
롯데그룹과 CJ그룹이 유독 법무법인 율촌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첫째는 율촌이 세금소송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율촌이 재벌 총수의 소송에서 승소 성과가 많다는 것이다.
 
율촌은 올해 상반기에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 22건의 기업 세금소송을 대리했는데 이 중 17건에서 승소했다. 승소율은 무려 77.3%로 국내 로펌 중 1위다. 최대 로펌인 김앤장은 세금소송에서도 점유율은 1위였지만 승소율은 52%로 율촌에 한참 뒤진 6위를 기록했다.
 
율촌이 이른바 회장님 재판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롯데나 CJ와 같이 총수체제의 재벌그룹은 총수가 송사에 휘말리는 것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율촌은 이 분야에서 최근 수년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율촌은 2조원대 분식회계 혐의를 받은 강덕수 전 STX 회장을 대리해 2심에서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이끌었고, 횡령 및 배임혐의로 실형을 살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리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집행유예)을 끌어냈다. 최근에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문희상 의원 처남을 통해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율촌이 대리인으로 나서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CJ그룹도 이재현 회장의 대법원 상고심에 율촌을 합류시킬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대법원 상고 포기) 롯데그룹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총수 일가가 법정에 서는일까지 발생한다면, 롯데가 단골 로펌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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