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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리턴즈

  • 2018.01.25(목) 08:00

[세무칼럼]김경조 삼정회계법인 조세본부 부장

영화 수퍼맨 리턴즈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구를 떠났다가, 곤경에 처한 인류를 위해 다시 돌아오는 슈퍼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Superman Returns, 2006). 

2018년 1월,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가 11년 만에 전격적으로 다시 돌아왔다. 벤처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인데, 과거 벤처기업 열풍을 재현시키고자 하는 정부와 국회, 그리고 경제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개정으로 보인다. 

특례의 내용은 이렇다. 먼저 스톡옵션이란 미리 정한 행사가액으로 임직원이 주식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이때 행사가액보다 더 높은 가치의 주식등을 받으면 임직원은 그 차액만큼의 행사이익을 얻게 된다. 

원칙적으로 행사이익은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등(퇴직 후에 행사하는 경우 기타소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소득세가 부과되어야 하지만, 행사이익 중 연간 2000만원까지는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골자이다. 이를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비과세 특례라고 한다(조특법 제16조의2).

그럼 언제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에 대해서도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본 특례는 2018년 1월 1일부터 부여받는 스톡옵션부터 비과세가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2017년 12월 31일 이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에 대해서는 종전과 동일하게 과세대상이 된다. 다만, 2006년 말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가 폐지되기 전에 부여받았던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당시의 특례규정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행사이익이 비과세 한도인 2000만원을 넘는 경우 소득세가 과세되는데, 이때에는 소득세 납부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 스톡옵션 행사로 주식을 받게 되더라도 주식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실제로 현금을 수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세법은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소득세를 5년간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마련해 뒀다. 이를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납부특례라고 한다(조특법 제16조의3). 

납부총액에는 변동이 없고 자금부담 완화와 기간에 따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으므로 납부특례의 활용도 고려할만하다. 다만, 스톡옵션의 행사이익을 현금으로 받는 경우에는 소득세 재원 마련에 편의를 봐 줄 필요가 없으므로 납부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적격스톡옵션의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행사시점이 속한 과세기간에 과세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법은 벤처기업 지원 목적에서 적격스톡옵션의 행사로 취득하게 된 주식의 경우 행사시점이 아닌 양도시점에 양도소득(비과세되는 연간 2000만원 이내의 금액은 제외)에 대해 소득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특례라고 한다(조특법 제16조의4).

대주주 외의 자가 양도하는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는 등 양도소득세의 신고납부를 선택하는 것이 세금 절감에 유리한 경우가 있으므로 주어진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다만, 양도소득세 납부를 선택하더라도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이 아닌 근로소득 및 기타소득으로 보아 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적격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증여하거나 행사일로부터 1년 내 처분하는 경우 또한 일정한 기간 내의 적격스톡옵션 전체 행사가액 합계가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만큼, 이와 같은 사후관리에도 각별히 주의하자.

2017년 7월, 중소기업청이 21년 만에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됐다. 정부 부처 명칭에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벤처'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것은 벤처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이와 같은 다양한 벤처기업 스톡옵션 세제특례가 벤처기업 활성화에 드라마틱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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