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아진 가운데, 이를 악용한 불법 금융투자업자까지 성행하고 있어 금융감독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투자손실을 보상해준다며 접근하거나 비상장주식 관련 허위‧위조자료 등으로 투자를 유인한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를 현혹해 피해를 유발한 불법 금융투자업자 관련 사례 가운데 지난달까지 혐의내용이 구체적이고 입증자료를 확보한 36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금감원은 '주의'에 해당하는 소비자경보도 발령했다. 위험, 경고 다음으로 높은 등급이다.
불법 금융투자업자의 유형은 △과거 금융투자로 손실을 본 피해자에게 다시 접근해 투자손실 보상을 미끼로 투자 유도 △각종 증빙자료를 위조해 비상장주식이 상장 진행 중인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비상장주식 투자 유도 △유튜브 등 증권방송을 통해 고급투자정보를 일대일로 제공한다며 유료 회원가입 유도 등 크게 3가지로 나타났다.
첫번째 유형의 경우 불법업자 간 정보공유로 알게 된 투자자의 투자종목, 손실금액 등을 상세히 안내해 투자자를 유인한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불법 업체는 '무조건 보상가능', '선착순 손실보상' 등의 문구를 통해 투자자를 현혹하고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실시하는 이벤트임을 강조했다.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에서 손실보상을 명령했다고 거짓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 피해손실 보상을 미끼로 접근하는 불법 금융투자업자와 거래 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불법업자가 지정한 계좌는 이른바 대포통장인 경우가 많아 사실상 피해구제가 어렵고, 수사 또한 장기간 소요돼 범죄수익 환수를 통한 피해금액 복구가 어렵다.
비상장주식 매수 권유는 주로 불특정 다수에게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캡쳐화면을 조작한 자료를 SNS(주로 카카오톡 등)로 뿌려 비상장사가 상장예정인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는 경우였다. '22년 중 상장예정', '나스닥 상장추진' 등의 문구로 비상장주식을 매수하도록 유도하고, 확인되지 않는 인터넷 기사나 허위 IR 자료로 현혹하는 형태의 불법행위 또한 나타났다.
이 역시 사후구제가 곤란하다. 비상장주식은 장외에서 제한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환금성에 제약이 있어서다. 피해 발생 후 업체가 잠적하면 민사소송을 통해서 구제받기도 어렵다.
유튜브 증권방송도 조심해야 한다. 관련 영업방식을 살펴보면, 먼저 유튜브 증권방송과 문자메시지, 메신저(주로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으로 무료 주식 투자 상담을 해준다며 단체 채팅방으로 유인한다. 채팅방에서는 먼저 증권 시황 등 단순 정보를 제공한다.
이후 갑자기 유료 서비스로 큰 수익을 얻었다며 이를 홍보하는 속칭 '바람잡이'가 등장한다. 여기서 이들 업체는 '지원금 이벤트', '고급정보 제공' 등의 문구를 이용해 별도의 일대일 대화방으로 유인한 후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게 했다. 허위 자격증이나 조작된 투자성과를 보여주거나 원금 보장 또는 손실 시 피해보상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현혹하기도 했다.
이 유형에서는 은퇴·고령자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주식 등 금융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은퇴 또는 고령 투자자의 경우 불법업자가 보여주는 허위 자격증 및 조작된 투자성과 등에 쉽게 현혹되는 탓이다.
하지만 불법업자는 수사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유튜브 채널 등을 폐쇄하거나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로선 피해증거 확보 및 신속한 피해구제가 곤란하다.
금감원은 불법 업자와의 거래로 발생한 손해는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사전에 유의사항 및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흥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거래 이전에 거래상대방이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홍보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업자의 주장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