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한 법령 위반이 적발된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단 한 번의 위반만으로도 시장에서 퇴출된다. 금융당국은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 운용사와 대주주에 대한 책임 규율을 대폭 강화하고,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GP·대주주 퇴출 규율 강화
금융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방안의 핵심은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운용사(GP)의 존속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데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했거나 등록요건 유지의무 위반, 금융당국의 시정명령 불이행, 유사한 위법 행위의 반복 등 제한적인 사유에 해당해야만 GP의 등록 취소가 가능했다. 이로 인해 중대한 위법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반복 위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등록 취소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제재 실효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는 중대한 법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단 한 차례만으로도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사실상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법령을 중대하게 위반할 경우 운용사의 존속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의미다.
또한 등록 이후 특별한 사정없이 장기간 영업을 하지 않는 운용사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GP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도 도입한다. 금융회사와 달리 별도의 대주주 적격 요건이 없었던 점을 개선해 위법 이력이 있는 대주주의 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등록한 운용사라도 대주주가 적격 요건을 상실할 경우 GP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대주주 책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운용 과정에 대한 감독도 대폭 강화한다. 그동안 개별 펀드 단위로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보고 체계를 GP 단위로 전환해 운용 중인 전체 PEF 현황과 레버리지 수준, 투자 성과 등을 금융당국이 정기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운용사 차원의 영업 현황 전반을 감독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미다.
특히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의 자산·부채·유동성 현황까지 보고 대상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투자기업 부실이 인수금융을 제공한 금융회사로 전이되는 상황을 사전에 점검하겠다는 취지다.차입 한도는 유지…감독 강화로 레버리지 관리
차입과 관련해서는 규제 강화를 통한 일률적 제한보다는 감독을 통한 관리에 무게를 뒀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모펀드의 차입 한도를 순자산 대비 400%로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차입 한도를 200%로 낮추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해외 사모펀드와의 규제 차익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고려해 현행 순자산 대비 400%의 차입 한도는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차입 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그 사유와 운용에 미치는 영향, 향후 관리 방안을 금융당국에 별도로 보고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판단이다.
시장 자율 규율과 이해관계자 보호 장치도 마련한다. 당국은 출자자(LP)가 사모펀드 운용 현황을 보다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투자 내역과 인수 기업 현황, GP 보수 구조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PEF 위탁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표준 계약과 성과·비용 산정 기준을 제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경우 경영권 참여 목적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근로자 대표에게 알리는 규정도 신설한다. 다만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과도한 부담을 고려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는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법 개정이 필요 없는 'PEF 위탁운용 가이드라인'은 별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선제적으로 마련해 사모펀드 시장의 자율 규율 체계를 먼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열린 생산적금융 대전환 제3차회의에 참석해 "국내 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단기이익 실현에 매몰돼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GP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감독당국과 시장의 감시 기능을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