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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코빗' vs 한투의 '코인원'...서로 다른 접근법

  • 2026.04.16(목) 14:50

한투, 코인원 경영권 인수 아닌 사업협력 위한 지분 투자 추진
디지털자산 드라이브 걸고 '코빗' 인수 미래에셋과 다른 시각

한국투자증권코인원의 지분 인수를 타진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의 인수를 결정한 것에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업계 1위 다툼을 하는 한국투자증권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코인원 지분 인수를 위해 코인원 측과 접촉했으며, 관련한 디지털자산 사업분야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지분 투자와 관련해 미팅을 제안해왔고, 만나서 관련 논의를 했다"며 "다만 아직 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코인원은 가상자산업계 3위의 거래소로 차명훈 대표가 개인지분 및 개인회사를 통해 53.44%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차 대표의 지분 등 30% 안팎의 코인원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이 가상자산거래소 투자에 직접 나섰지만, 미래에셋의 코빗 투자와는 투자 방식과 목적 등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코빗의 지분 92%를 사들이며 '경영권 인수'를 선택한 미래에셋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지분투자를 통해 협업'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수가 아니라 지분투자를 위해 제안했고 논의를 하는 단계"라며 "토큰증권 등 디지털자산 활성화가 가시화되고 있고, 이에 대해 준비하는 차원에서 여러가지 발전방안 등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선 것도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부동산자회사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인수의 주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는 이른바 '금가분리' 규제를 피할 수 있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직접 나서면서 규제 대상이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30% 수준에서 지분 투자만 참여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때와는 환경적인 차이도 있다. 코인원과 코빗의 차이도 있지만 미래에셋이 코빗 인수를 진행했던 지난해보다 가상자산 시장이 더 기울었다는 점도 관건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실적 순위를 보면 업비트가 거래량 등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고, 빗썸이 2위, 코인원과 코빗이 3, 4위 수준이다. 두나무는 이미 네이버와 연결됐고, 빗썸은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로 손대기가 쉽지 않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디지털자산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탓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당초 미래에셋도 코인원 인수를 타진했으나 마침 인수자를 찾고 있던 코빗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가는 1330억원으로 지난 2022년 SK스퀘어의 코빗 지분인수 금액(2600억원)의 절반 값이다. 지속적인 영업적자와 시장침체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1330억원 역시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프리미엄으로 인수가 성사됐다는 평이다. 미래에셋 역시 성장기업을 인수했다기보다는 플랫폼 활용에 목적이 있었다.

업계 3위인 코인원의 사정도 만만찮다. 코인원은 장이 좋았던 2021년 1190억원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째 적자다. 지난해 비용 절감과 공격적 영업활동으로 그나마 적자폭이 줄어든 게 63억원의 영업손실이다.

그럼에도 코인원은 코빗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 2027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는만큼 다지털자산 플랫폼에 대한 증권업계 관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원 측은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복수의 투타자들이 투자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투 역시 깐깐한 상대다.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는 2016년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고가논란이 일자 발을 뺐고, 지난해 카디프생명 인수과정에서도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인수를 보류했다.

미래에셋그룹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경영철학 차이도 한투의 코인원 지분인수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의 투자 DNA를 앞세워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금융생태계 변화 정책도 '미래에셋 3.0'의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홍콩 현지법인을 테스트베드삼아 주식과 채권, 디지털자산거래를 한 번에 서비스하는 시스템도 출시한다. 

김남구 회장의 한국금융지주는 또 다르다.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금융에 기반을 두고, 운용의 폭을 확대하는 전략을 앞세운다. 지난해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21조5000억원으로 2위 KB증권(11조원)의 갑절에 달하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도 단기간에 2조5000억원을 판매하는 공격적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내에서도 당장은 디지털자산분야보다 종합금융으로의 확장을 위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보험업 진출이 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코인원 지분투자는 가격과 사업성을 보고 협력할 수 있는 방향이 확실하면 과감하게 투자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쉽게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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