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연초부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큰 일감을 따내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 사업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결과다.
이달에만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순위 다툼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관련기사: 현대건설, 6년째 재개발·재건축 가장 많이 땄다는데…(2024년 12월11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8일에 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4구역)'을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수주 경쟁을 벌인 끝에 시공권을 확보했다. ▷관련기사: [르포]'한남4구역' 결국 삼성물산이 웃었다(1월18일)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6만258㎡ 면적을 재개발해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공공 350가구) 대단지로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조5695억원이다. 올해 삼성물산의 주택부문 수주 목표(2조원)의 4분의 3을 새해가 밝자마자 단번에 채운 것이다.
GS건설은 이달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을 따내면서 1조2872억원 가량의 수주고를 올렸다. 각각의 공사비는 6498억원, 6374억원이다.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은 서울시 중랑구 중화동 122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14개동, 공동주택 161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실착공일로부터 44개월이다.
수영1구역 재개발은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484-1 일대에 지하3층~지상 42층 8개동, 153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실착공일로부터 46개월이다.
GS건설은 6274억원 규모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에도 2차례 단독 입찰해 향후 수주에 유리한 상태다.
롯데건설도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을 따내면서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2-116 일원 연면적 11만5622.5㎡에 지하 7층~지상 38층, 3개동 324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내용의 재개발이다. 공사비는 약 3522억원 규모다. 롯데건설은 단지명으로는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한 '신용산 르엘'을 제안했다. ▷관련기사: 롯데건설, '신용산역북측1' 재개발 3522억 수주(1월13일)
롯데건설은 지난 23일 공사비 4000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가락현대1차아파트에도 단독으로 응찰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수주 성과를 냈다. 지난 11일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상록타워아파트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570에 위치한 200가구 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229가구로 재탄생한다. 리모델링 공사비 규모는 1560억원이다.
중견 건설사도 도시정비사업에서 먹거리를 찾고 있다. BS한양(이하 한양)은 지난 19일 중랑구 면목역2의1구역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수자인' 브랜드로 알려진 이 건설사의 서울 첫 정비사업 수주다.
면목역2의1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139-52 일대 9464㎡에 지하 2층~지상 10층 아파트 266가구(임대 54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지는 인근 면목역2의2~4구역과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한양의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내 사업장은 미분양 우려가 매우 적다"면서 "특히 수요가 많은 강남권 사업지는 복수의 대형사들이 물밑 작업 한 곳이 많아 올해도 수주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