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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뉴타운 '출구' 전략, 공급 절벽의 씨앗

  • 2026.06.11(목) 06:36

[서울 재개발 20년, 그리고…]
박원순 전 시장 9년 간 393개 정비구역 해제
서울시의회 "분당 2.6배 주택공급 증발" 분석

/그래픽=비즈워치

2002년 시작된 뉴타운 사업은 5년 만에 시범사업 3곳에서 26개 지구까지 확장되는 등 빠르게 확장세를 보였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난항을 겪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미분양 우려와 과도한 분담금 등으로 추진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급기야 오세훈 시장의 재선 임기 당시, 진도가 지지부진한 정비구역 31개소 해제를 예고하며 첫 '출구' 신호를 보냈고, 후임 박원순 전 시장은 이를 훨씬 큰 규모로 확장했다.

박 전 시장은 취임 3개월 만인 지난 2012년, '뉴타운·정비사업 출구전략'을 발표했다. 서울 시내 1300여 곳의 정비구역 중 610곳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박원순 표 출구전략은 세 가지로 구성됐다. 첫째는 정비구역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사업 초기 단계의 뉴타운·재개발·재건축 구역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 추진 가능성과 주민 부담금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유자 30% 이상이 해제를 요청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역을 풀 수 있게 했다.

두번째로 각 단계별 일몰제를 도입했다. 2012년 도시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 이후 도입된 제도로, 각 사업 단계에서 일정 기간 이상 멈춰 있으면 정비구역에서 자동 해제되는 구조였다. 구역지정 후 2년 안에 추진위 승인 신청이 없거나, 조합설립 후 3년 안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으면 구청장이 해제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셋째는 직권해제 권한을 신설한 것이다. 2016년에 한차례 도정법을 개정해 찬성자가 50% 미만이고 소유자 30% 이상이 해제에 동의하면 시장이 직권으로 구역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

세 제도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 총 393개 정비구역이 해제됐다. 

뉴타운 출구전략 도입 이후 정비사업지 해제 현황(2019)./그래픽=비즈워치

정비구역 해제가 이루어진 자리에는 '도시재생 사업'이 대체했다. 박 전 시장은 거주자 중심·마을만들기 중심의 주거지 재생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며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하고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을 확대했다. 사업은 2017년 기준 서울시 전역 127개 지역으로 확대 추진됐다. 그러나 해제구역 전체에 대한 재생 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지는 못했다.

그외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해제구역에 대한 대안적 정비사업 방안이 제시됐으나 추진 실적이 미흡했다. '서울연구원의 2018년 뉴타운 출구전략 실태조사에 따르면 393개 해제지역 중 222개소는 새로운 관리계획이 적용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다.

박 전 시장 임기 중인 2019년, 서울시의회가 의뢰해 한국주택학회(이창무 책임연구원 등)가 작성한 연구보고서 '서울시 정비사업 출구전략의 한계 및 개선방안 연구'는 기반시설이 열악한 구역에서는 도시재생 위주 전략만으로 주거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착공되지 못한 아파트 수는 약 25만가구에 달한다. 분당신도시 전체(약 9만7000가구)의 2.6배 규모다. 서울의 만성적인 공급 부족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이 '뉴타운 출구전략'이 꼽히는 이유다. 지난 2021년,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 또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 상승 원인으로 (뉴타운 출구전략에 의한) 공급 부족 문제가 있음을 언급했다.
▷관련기사: 취임 100일 고개숙인 노형욱 "주택 공급부족, 장기 개선"(2021년 8월 19일)

공급 절벽 문제는 올해부터 더욱 두드러질 예정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지난 2월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을 보면 2026년 서울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7058가구이며, 내년에는 1만7197가구로 큰 폭 줄어 들 예정이다. 

2026-2027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물량 전망./그래픽=비즈워치

그렇다고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인한 공급 절벽이 단순히 박 전 시장의 실책에만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당시 해제된 구역들은 이미 대부분 사업성 부족으로 개발이 장기간 정체돼 있던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의회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해제구역의 약 94%가 조합설립인가 이전의 초기 단계였다. 추진위조차 없는 사업장(정비예정구역+정비구역지정 단계)이 전체의 73%에 해당됐다.

2019년 정비사업 해제구역 추진단계별 비중./그래픽=비즈워치

게다가 지난 2016년 도정법 개정으로 신설된 시장 직권해제 조항은 당시 국회 다수당(145석)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협조해 통과된 법이기도 했다. 

그리고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오세훈 시장이 10년 만에 복귀했다. 오 시장은 침체했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지지부진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이었다. 

[서울 재개발 20년, 그리고…]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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