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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 "실용적 소비" 무인양품의 마츠자키 사장

  • 2015.09.07(월) 09:00

품질이 생명..가격은 최대한 낮춰
표정없는 무인양품으로 亞시장 장악
한국에선 2020년까지 매장 60개 확대

▲무인양품의 국내 매장 전경.  오른쪽 위 사진은 마츠자키 사토루(松﨑曉) 양품계획 사장.

 

'3000원짜리 무인양품(無印良品) 폴리프로필렌 카드케이스.'

 

무인양품 강남점의 리뉴얼 오픈행사를 앞두고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츠자키 사토루(松﨑曉) 양품계획 사장을 만났다. 그는 흰색 반투명 플라스틱 소재의 이 명함케이스에서 누런 재생종이로 만든 명함을 꺼내 기자에게 건네며 말을 꺼냈다.

 

"무인양품에서는 럭셔리한 제품을 일절 만들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부분을 완전히 제외하고 텅 빈 것이 될 때까지 단순화해서 완성한 것이 무인양품입니다."

 

◇공(空) 철학 바탕..품질은 '생명'

 

양품계획은 국내에도 소개된 '무인양품' 브랜드로 유명한 기업이다. 지난 1980년 40개 품목에서 시작해 의류·가정용품·식품·가구 등 의식주(衣食住) 전반에 걸친 7000개 품목을 다루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무인양품은 '공'(空)이라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시대의 유행에 따르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을 중시한다. 자기주장이 없는 물처럼, 생활의 기본이 되는 제품을 생활에 가장 필요한 형태로 만든다는 설명이다.

 

"품질은 무인양품의 '생명'입니다. 사내에 '양품기준'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품질을 관리하는 데 가장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 완벽하지 않다는 의문이 들면 일본으로 가져와 재검사를 거쳐 시장에 내놓습니다."

 

무인양품은 현재 제조를 모두 위탁해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는 회사가 탄생했을 때부터 이 과정이 반복돼 왔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마츠자키 사장은 빨리 쓰고 빨리 버리는 대량소비 사회에서 느리고 오래 쓰는 생활방식을 주장하는 게 무인양품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고집을 고객들의 생활 속에 침투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물건을 오래 쓰면 자원도 아끼고 절약할 수 있죠. 유행에 쫓기지 않으면서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겁니다."

 

▲마츠자키 사토루(松﨑曉) 양품계획 사장이 지난 3일 열린 무인양품 강남점의 리뉴얼 오픈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지코리아)

 

◇"마진 '아슬아슬'..가격 낮출만큼 낮춰"

 

그는 제품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품질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출 생각은 결단코 없다고 말했다.

 

"값이 저렴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유통과정을 단순화하거나 포장을 간략화하는 식이죠. 단순히 값만 싼 것은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바가 아닙니다."

 

질 좋은 재료를 택해 제품을 만들되 마진은 최대한 낮췄다는 설명이다. 마츠자키 사장은 제품 원가를 낮추기 위해 일본에 위치한 공장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한국에서는 판매 중인 2700개 제품 중 670개 제품 가격을 20%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올해는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예정이다.

 

◇中시장 성공 '파죽지세'..다음은 '한국'

 

무인양품은 중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환경오염같은 문제가 일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고민이 퍼지고 있습니다. 무인양품이 제시하는 삶의 방식과 철학이 중국인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죠."

 

무인양품이 역점을 두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한국은 성장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4년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에 진출한지 10년이 지났지만 매장이 아직 14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매출은 2600억엔(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오는 2016년까지는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액 3000억엔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301개인 해외매장 수를 2015년 378개, 2016년 443개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무인양품 점포 수. 2015~2016년은 목표치. (출처: 양품계획)

 

이날 마츠자키 사장은 한국에서의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싱가포르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에 예정된 싱가포르 매장 오픈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전세계 유명한 도시에 가면 반드시 무인양품을 볼 수 있도록 매장을 늘려나갈 겁니다."

 

무인양품은 이번달에만 한국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무인양품의 향후 한국사업 계획은?
"2020년까지 한국 매장을 60개까지 늘릴 겁니다"

 

4일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한 서울 강남 무인양품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오오니시 카츠시(大西克史) 무지코리아 대표이사(사진)와 만나 한국사업에 대한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번 강남점의 성공이 앞으로의 한국 사업의 대전제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존 지하1층과 1층을 사용했던 강남점은 이번 리뉴얼 작업으로 2층~3층까지 면적을 넓혔다. 총면적 893㎡(270평)에 취급 품목수도 3000가지 이상으로 확대했다. 다음은 오오니시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들어와야 고객들에게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재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 이번 강남점을 다시 리뉴얼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자했다. 이전엔 상품을 단순히 진열해 판매했다. 이번엔 제품을 설명해주는 직원을 매장 내에 배치했다. 특히 가구 인테리어를 상담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매장 면적이 넓어지면서 전에는 매장이 좁아 고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던 가구를 들여왔다. 리뉴얼하기 전엔 지하 1층의 3분의 1 정도 면적에만 가구를 전시했다."

 

- 국내엔 한샘, 현대리바트, 일룸, 까사미아, 에몬스, 이케아 등 많은 경쟁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과 비교해 무인양품만이 가진 가구의 특징은?


"'모듈'이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로 910mm, 세로 1820mm 크기의 일본 다다미 사이즈에 근거해 가구를 만들고 있다. 이 모듈 시스템에 따라 바구니나 박스 같은 소품도 서랍이나 선반 등 가구에 딱 들어가게 만들었다."

 

- 모듈시스템을 중심으로 가구를 만드는 이유는?


"가구를 한 번 구입하면 가족 수가 바뀔 때에도 선반을 늘리는 식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번 쉽게 바꾸는 상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곁에 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 앞으로 매장 면적을 넓힐 생각인가?


"사실 강남점의 270평으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매장 규모를 확대해 취급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가장 이상적인 건 도쿄 긴자의 매장으로 1000평이 넘는다."

 

- 향후 출점 계획은?


"경기도와 인천은 매장을 시급히 내야 하는 지역이다. 현재 경기도 지역에는 일산점 밖에 없다. 부산, 대구에도 출점을 고려하고 있다. 지방에 있는 고객들도 무인양품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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