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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민식이법이 한 달 동안 바꾼 것들

  • 2020.05.08(금) 09:00

이번 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삽화=김용민 기자 kym5380@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어요. 민식이법은 제정될 때부터 “어린이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법” vs “운전자를 과잉 처벌하고 범죄자 만드는 악법”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섰는데요.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법안 시행 이후 운전 풍토가 크게 달라졌다고 해요.

 

여기서 잠깐! 민식이법이란?

지난해 충남 아산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계기로 제정된 두 개의 법안. 2019년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됨.

도로교통법 개정안 :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13살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함. 상해를 입히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혹시 모르니 보험부터 들자

우선 민식이법 시행을 계기로 운전자보험을 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4월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72만311건으로, 3월(27만9280건) 대비 약 3배 늘었다고 해요. 지난해 같은 기간(19만766건)과 비교하면 거의 4배 증가한 수치고요.

형사합의금(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변호사 선임비, 벌금 등을 주로 보장하는 운전자보험은 상대방 차량이나 입원비 등을 보장하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의무가입대상이 아닌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민식이법으로 인한 가중처벌 대상이 될까’하는 두려움에 미리 대비하고 싶은 운전자들이 몰려들고 있죠.

스쿨존 내에서 사고를 냈다고 무조건 민식이법 가중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 과실 0%를 입증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아요. 게다가 법안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과실 여부 판단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서 운전자 불안감이 더 커진 것 같네요.

 

헉 전방에 스쿨존? 돌아서 가자...

일부 운전자의 경우 차를 몰고 스쿨존에 들어서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스쿨존 패닉’을 호소하고 있어요. 이에 몇몇 내비게이션 업체는 운전자들의 요구를 반영, 스쿨존 회피 경로 안내 기능을 장착하고 있죠.

민식이법 시행 이후 맵퍼스의 내비게이션 앱 ‘아틀란’과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앱 ‘T맵’은 경로 안내 시 스쿨존 우회 여부를 운전자가 선택하는 옵션을 추가했어요. 스쿨존에 들어가면 소리를 내 경고해 주거나, 어린이 목소리로 보호 운전을 당부하는 등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주는 기능도 함께 업데이트됐죠.

아틀란은 스쿨존 회피 경로 안내 기능을 추가한 후 앱 다운로드 수가 전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스쿨존을 우회하면 운행 거리와 시간이 최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지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스쿨존을 피해 가겠다는 운전자들의 관심이 뜨거운데요. 이에 ‘카카오내비’, ‘네이버지도’도 등 다른 운전 경로 안내 서비스 업체들도 스쿨존 우회 경로 기능을 준비하고 있어요.

 

민식이법 두고 여전한 갑론을박

법안을 시행한 지 한 달 넘게 지났지만 민식이법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어요. 특히 법안의 실효성을 두고 상반된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경찰은 3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건)보다 약 59% 감소했다고 발표했어요. 같은 기간 스쿨존 교통사고로 다친 어린이는 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명)보다 약 54% 줄어든 수치.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민식이법이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준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죠.

하지만 스쿨존 교통사고 수가 급감한 것은 민식이법 효과가 아니라 코로나19로 초등학교 개학이 연기된 영향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올해 3~4월은 초등학교 개학이 연기됐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민식이법을 풍자한 게임까지 등장했어요. 5월 2일 구글 앱 스토어에 올라온 ‘스쿨존을 뚫어라-민식이법은 무서워’라는 제목의 게임은 스쿨존에 들어선 택시 기사가 달려오는 초등학생들을 피해 스쿨존을 빠져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피해자를 희화화하고 조롱한다는 비판에 현재는 앱 스토어에서 삭제된 상태예요.

한편에선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 “민식이법은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나고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음에도 모든 책임을 운전자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5만4000명가량이 동의하기도 했죠.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민식이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운전자 역시 억울한 범죄자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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