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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이 코앞인데"…유통업계, 코로나 재확산에 '당혹'

  • 2020.11.24(화) 16:12

추석 이후 실적 회복하던 유통업계 '날벼락'
오프라인 업체들은 '울상'…온라인은 '표정관리'

연말 대목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유통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암울한 상반기를 보낸 뒤 추석 이후에야 매출이 회복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다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연말 성수기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다가올 주문 폭주에 대비하고 있다.

◇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긴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12월 7일 자정까지 2주간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확진자 수 증가와 그에 따른 거리 두기 강화에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11월 말부터 12월까지는 유통업계에게 이른바 성수기다. 다른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평균 20% 이상 증가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9월 추석 특수로 간신히 숨을 돌린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지금의 상황은 난감할 따름이다. 최근 유통업계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쇼핑 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실적 회복에 안간힘을 썼다. 실제로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개선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모처럼 되살아난 불씨가 다시 꺼질 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16~18일 대형마트의 경우 2주 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7%가량 매출이 줄었다. 전년 대비로는 약 10%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필수 생필품을 팔고 있는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는 상황이 괜찮다. 주요 백화점의 지난 16~18일 매출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약 10% 감소했다. 전년 대비로는 20% 가까이 줄었다.

이미 백화점업계는 해외 명품과 가정용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백화점을 직접 찾는 고객이 적어져서다. 이번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강화로 백화점 방문객 수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카페와 프랜차이즈 업계도 비상이다. 이번 거리 두기 조치 강화로 모든 카페에서는 포장과 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도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음식점으로 분류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햄버거 가게는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지만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 이커머스·식품업계 '표정 관리'…주문증가 기대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SSG닷컴과 마켓컬리 등은 주문량 증가에 대비해 물량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8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자 주문량이 평소보다 30%가량 늘면서 일부 제품의 재고가 소진돼 주문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선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마켓컬리의 매출과 판매량은 전주 대비 각각 9%, 7% 상승했다.

식품업계와 물류업체도 기대가 크다.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는 가정간편식과 제과 등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47.5%, 8.2% 늘어난 4021억 원, 6조 3425억 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도 같은 기간 매출은 8.8% 늘어난 3조 7484억 원, 영업이익은 72.2% 늘어난 3117억 원을 나타냈다.

농심도 올해 3분기 연속 분기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소비자들이 라면 사재기에 나선 결과라는 설명이다. 농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2% 증가한 1조 3557억 원, 영업이익은 163.8% 증가한 1050억 원을 기록했다. 

◇ '방역'이 최우선

현재 유통업체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방역'이다. 매장이나 생산라인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장소를 당분간 폐쇄해야 한다. 이는 곧 매출에 큰 타격을 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추석 이후 느슨해진 고객의 마스크 착용과 방명록 작성의무, 발열체크 등을 강화하는 중이다. 환기와 소독작업 주기도 늘리고 있다.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를 겪었던 이커머스 업체들은 정부 지침보다 강력한 장역체계를 가동한다. 쿠팡은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사무실 등 모든 사업장 모든 직원들은 마스크와 장갑 착용이 의무화됐다. 매일 2회 이상 체온 측정도 시행한다. 물류센터 현장 근무자간 거리두기 앱을 통해 작업자끼리 1m 안에 머물면 알람이 울리고 해당 접촉자가 누구인지 기록하게 했다.

홈쇼핑 업체들도 비상이다. 롯데홈쇼핑은 방송을 준비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임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GS홈쇼핑은 지난 16일부터 생방송을 중단하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사업장의 출입을 전보다 엄격히 관리하고 재택·유연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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