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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싱글몰트를 마신다…'아재 술' 위스키의 변신

  • 2022.11.02(수) 06:50

2030 중심으로 위스키 문화 인기
유흥시장에서 가정시장으로 이동
블렌디드보다 개성있는 싱글몰트

한 대형마트의 위스키 매대. /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아저씨 술'의 대표 주자였던 위스키가 '젊은 술'로 거듭나고 있다. 2030 사이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문화가 퍼지면서 가정채널 위스키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대중적인 블렌디드 위스키 외에도 독특한 풍미가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얻는 것도 최근 위스키 열풍의 특징이다. 기존의 유흥시장 상권에 집중됐던 위스키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스키 얼마나 잘 팔리길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한국이 수입한 위스키는 총 1만9836톤이었다. 금액으로는 1억5399만 달러(1797억원)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과 2021년은 직격탄을 맞았다. 각각 1만5923톤, 1만5662톤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국내 위스키 판매를 떠받치던 유흥시장 매출이 급감해서다. 

업계에서는 크게 꺾인 위스키 시장의 부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고도수주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 접대문화 감소 등 위스키 판매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이를 거드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올해 위스키 수입량은 큰 폭의 반등을 이뤘다. 9월까지 누적 수입량이 1만8413톤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1억7534만 달러. 고환율 영향에 원화로는 2400억원이 넘는다. 벌써 2020년, 2021년 전체 수입량을 크게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인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가정채널에서도 위스키 판매량이 급증 추세다. GS25의 주류 판매 플랫폼 '와인25플러스'에서는 위스키 등 하드 리큐르 매출 비중(35.6%)이 와인(31.2%)을 따라잡았다. 올해 10월까지 매출도 전년 대비 56.6% 늘었다. CU에서도 같은 기간 위스키 매출이 35.6% 늘었다. 

이제 '아재 술' 아닙니다

위스키는 가장 대표적인 '중장년층의 술'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진열장에 간직해 뒀던 비싼 술은 대체로 위스키였다. 맥주나 소주에 비해 비싼 가격과 40도 안팎의 높은 도수는 젊은 층의 진입을 막는 대표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최근 위스키 열풍은 2030 젊은 층이 이끌고 있다. 앞선 와인 열풍 때 고급 주류의 매력을 느낀 2030이 이제는 위스키를 찾는다. 토닉워터나 탄산음료 등을 활용한 칵테일로 높은 도수라는 약점도 메웠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와인과 달리 브랜드마다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보틀(병)도 매력 포인트다.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에서는 빈 위스키 병만 사고파는 사람들도 있다. 맥켈란 30년의 경우 빈 병만 수십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업계에서는 기성세대와 다른 술 문화를 추구하는 2030이 기존 맥주와 소주, 와인을 대체할 술로 위스키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위스키에 토닉워터와 레몬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 얼음과 물을 섞어 먹는 언더락 등 도수는 낮추고 풍미만 즐기는 방식도 위스키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홈술' 문화 역시 위스키 열풍에 한 몫을 했다. 집에서 술을 마실 때는 음주량이 줄어든다.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서 술을 음미한다. 집에서 언더락이나 하이볼로 즐기면 한 병으로도 오래 즐길 수 있다. 2030이 위스키에 꽂힌 이유다.

블렌디드보다 싱글몰트…'폼나야 팔린다'

그간 국내 위스키 시장을 이끈 건 다양한 몰트를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였다.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이 대표적이다. 유흥업소에서는 윈저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등 '국내 전용' 위스키들이 위세를 떨쳤다. 대학가와 펍 등에서는 잭다니엘스, 짐빔 등 버번 위스키가 칵테일류로 활용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의 위스키 인기는 '싱글 몰트'가 이끌고 있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단일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만으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대중적인 취향의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향과 맛 등에서 개성이 강하다. 이 점이 '남들과 다른 것'을 찾는 2030과 부합하면서 '싱글 몰트의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대표 브랜드 '맥켈란'./사진제공=맥켈란코리아

실제 인기 많은 싱글몰트 위스키인 발베니와 맥켈란 등은 요즘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맥켈란과 함께 싱글몰트 시장의 '빅 3'로 불리는 글렌피딕과 더 글렌리벳도 인기가 높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들도 '희귀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750㎖ 위스키를 한 병 구입하면 하이볼을 약 20여잔 만들 수 있다. 보틀을 열면 한 번에 마시는 와인보다 '가성비'가 좋다. 이 때문에 2만~5만원대 대중적인 브랜드 외 고가 위스키 판매도 늘고 있다. 맥켈란만 하더라도 저렴한 12년산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2030의 위스키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홈술'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다양한 보틀 수집·위스키 바 등으로도 열풍이 확장하고 있어서다. 다양하게 위스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만큼 유행의 수명도 길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와인 트렌드에 피곤함을 느낀 젊은 층이 위스키를 선택한 것 같다"며 "유흥시장 중심으로 구축돼 있던 위스키 문화가 양지로 나온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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