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업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1분기 순항했다. 리오프닝 영향에 코스맥스는 색조, 한국콜마는 선케어가 성장하면서 내수 시장 회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2분기부터는 중국 리오프닝과 함께 현지 고객사 수주가 많아지면서 실적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색조 vs 선케어
지난 1분기 코스맥스는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난 40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 증가한 13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법인이 실적을 떠받쳤다. 국내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2434억원이었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3CE 멀티아이컬러팔레트' 등 색조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올 1분기 색조가 전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6%로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P) 늘었다. 영업이익도 35%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쳤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을 담당하는 동남아 법인도 좋았다. 이 지역 고객사들이 성장하면서 발주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올 1분기 동남아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19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51억원으로 82% 증가했다.
다만 핵심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실적은 후퇴했다.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1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1~2월 중국 현지 매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 기간 미국 매출은 39% 감소한 27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의 1분기 매출은 4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1월 3.2%, 2월 15.6%, 3월 13.3% 등 2~3월 들어 상승폭이 컸다. 선 케어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고객사가 늘어난 영향이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법인도 선전했다. 작년 5월 글로벌 본사로부터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본격화한 북미 매출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캐나다 매출은 2% 감소한 120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매출(65억원)이 20%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에서도 북경 매출이 20% 넘게 줄어드는 중에도 '무석'의 매출이 5%대 늘면서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한 121억원을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4월 2863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회사 '연우'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1분기 연우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5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5억원 손실, 8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하반기, 중국만 믿는다
ODM업계는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에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중국 시장의 '위드코로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로컬 고객사들의 발주 수요가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여전히 중국 정부 리스크는 있지만 ODM업체는 현지 고객사를 상대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물량 수주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맥스의 중국 사업은 1~2월 부진했으나 3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원가 부담도 차츰 완화되고 있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월 완공 예정인 광저우 조인트벤쳐(JV)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면 매출 회복도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다. 앞서 코스맥스는 2021년 중국 화장품기업 이센그룹과 합작 공장을 설립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3월부터 공장가동률이 높아졌고 특히 중국 최대 쇼핑행사 6.18 쇼핑축제를 앞두고 수주가 늘고 있다"면서 "6.18을 기점으로 중국시장 소비가 예전처럼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 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한국콜마도 중국 현지 브랜드사의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한국콜마 중국 법인의 중국 선케어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중국 고객사 중심으로 선케어 제품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가동률이 매우 높아 외주가공이나 추가 선스틱 설비 반입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