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장에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계열사 10개 가운데 7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도 교체했다. 지난 17일 지주회사의 물갈이 인사에 이어 그룹 전체가 인사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8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를 열어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해 해당 계열사 주주총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영록 회장은 “이번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침체한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고 직제 개편과 조직 슬림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KB금융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우선, 그룹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으로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선택했다. 예상을 깬 인사다. 이 신임 행장은 지난주 후반부터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낙하산 시비가 붙으며 주춤한 상태였다.
신임 이 행장 후보는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옛 조흥은행 부행장을 거쳐 2011년 KB국민은행에 합류했다. 1959년생으로 고려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지난주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국민은행 노조는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공공연히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KB금융지주는 이건호 행장 후보에 대해 “국민은행의 침체한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2001년 국민•주택 합병 이후 지속된 채널 간 갈등을 해결할 최적임자로 평가받았다”며 “은행 내 근무 경력이 다소 짧으나 현안 과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결 능력을 지니고 있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리더십과 소통력, 인재를 등용하는 안목을 갖췄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건호 후보는 국민은행의 최대 과제인 성장성 정체, 수익성 하락, 건전성 회복 지연 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조직 문화를 주도적으로 쇄신할 인사”라며 “행원 출신이냐, 현재 근무하고 있느냐, 재직 기간이 오래됐느냐 등을 따지기에 앞서 KB금융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내정 배경을 밝혔다.
대추위도 이에 화답하듯 'KB금융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침체된 조직을 전반적으로 쇄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임영록 회장의 이번 인사 방향을 적극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건호 행장 후보 내정 발표가 나오자마자 국민은행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임 회장이 내부 자율 경영 보장과 내부 인사 중용이라는 약속을 어겼다”며 당장 출근 저지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 앞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에 이어 국민카드 사장 후보에는 은행에서 투신상품팀장, PB사업부장, 고객만족 부행장을 역임한 심재오 씨가 내정됐다. 은행과 카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카드산업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주회사는 밝혔다.
KB투자증권 사장 후보로 추천된 정회동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는 LG증권 부사장을 거쳐 흥국증권 사장과 NH농협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LG증권 재직 시 최하위 사업부의 경상이익을 10배 이상 신장시키는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였고 앞으로 M&A 등 KB투자증권의 역동적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김진홍 KB생명 사장 후보에 대해 국민은행에서 오랫동안 쌓은 풍부한 리테일 영업을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KB생명을 성장시킬 적임자로 평가했다.
KB자산운용을 이끌 이희권 사장 후보는 임직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내부에서 성과가 뛰어난 인재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사정책의 상징이자 임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KB부동산신탁 사장으로 추천된 박인병 후보는 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인물로 각 계열사 고객에게 새롭고 창의적인 부동산 관련 신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수익원 창출’의 적임자로 발탁했다고 KB금융지주는 설명했다.
KB신용정보 사장 후보로는 장유환 전 서울신용평가정보 사장을 추천했다. 외부의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계열사 의존형 관리방식에서 탈피해 더 업그레이드 된 채권추심업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