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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하나금융, 과연 새로운 길 보여줄까

  • 2014.10.20(월) 14:34

신한금융, 신한+조흥은행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 톡톡
하나금융, 당장의 이익보단 가능성 주목…'글로벌' 전략 주목
[하나+외환 대박 만들기]④

하나은행은 한때 한국의 HSBC로 회자된 적이 있다. HSBC는 하나은행(H)과 함께 그동안 하나금융이 인수한 서울은행(S), 보람은행(B), 충청은행(C)의 앞글자를 딴 별칭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4대 금융그룹의 반열에 오른 하나금융의 성장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이번에 조기 통합에 나서면서 또 다른 기로에 섰다. 최대 승부처는 ‘글로벌’과 ‘스마트금융’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글로벌 성장전략 경쟁에서 분명한 우위를 점했다.

과거 신한금융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과 함께 고객군을 대거 확충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면, 하나금융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정태 회장 ‘조기 통합 대박론’ 설파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7월 12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 통합을 결의하는 자리에서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은 대박”이라면서 ‘대박론’을 들고 나왔다.

실제로 하나금융이 추산한 조기 통합에 따른 단순이익만 연간 3000억 원이 넘는다. 두 은행의 통합 시기를 3년 앞당긴다고 가정하면 무려 1조 원에 가까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근거는 이렇다. 하나금융은 IT부문과 점포, 인력에 들어가는 중복투자 비용을 줄이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영업부문에서 가진 강점을 잘 결합하면 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PB영업, 외환은행은 외국환 업무에서 각각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별다른 충돌없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7월 12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 통합을 결의하는 자리에서 '조기 통합 대박론'을 설파했다. 오른쪽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 눈앞의 이익보단 가능성 주목

중복 비용 절감과 영업상 시너지를 비롯해 당장 눈에 보이는 조기 통합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가능성을 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다.

하나금융은 잇단 M&A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상시 구조조정을 통해 다른 은행에 비해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점포나 인력구조 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부담없이 다양한 시도에 나설 수 있다. 안정된 지배구조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하나금융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올초 장기 금융비전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아시아 톱5 금융그룹'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화두로 글로벌을 꼽았다.

하나금융이 내세운 글로벌 전략의 중심엔 외환은행이 있다. 김 회장이 조기 통합을 밀어부친 첫 번째 이유도 인도네시아의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의 성과를 보고나서였다.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올초 장기 금융비전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아시아 톱5 금융그룹'이란 목표를 제시하면서 핵심 화두로 '글로벌'을 꼽았다.


◇ 하나금융, 글로벌화 가장 발빠른 대응

실제로 하나금융은 글로벌화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24개국, 128개 영업망을 확보했다. 국내 금융회사 중 최대 규모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과 중동, 미주지역 등 지역별 분포도 다양하다.

하나금융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화에도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과의 기업금융 위주에서 벗어나 현지 소매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조금씩 영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의 경우 고객의 82%, 직원의 98%가 현지인일 정도다. 최근엔 중국 알리바바와 제휴를 맺고 국내 중국인들에게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 위안화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덕분에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 순이익의 18%를 해외에서 냈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오는 2025년까진 그룹 내 글로벌 부문의 이익 비중을 4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 과연 새로운 길 보여줄까

글로벌화와 함께 하나금융의 스마트금융 전략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일찌감치 전자금융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후발주자로서 대형 은행들과 경쟁하다 보니 새로운 시장 공략이 필수였다.

최근엔 스마트 금융사업을 담당하는 미래금융전략실을 지주회사 소속 특별팀(TF)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과 함께 스마트금융 전략도 단일화해 역시 2025년 6조 원 이익을 목표하고 있다.

글로벌과 스마트금융은 다른 금융그룹 역시 중요한 화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은행산업 전반의 돌파구 또한 여기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의 도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결국 해외나 스마트금융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선 하나금융이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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