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KB국민카드 카드결제 다음날 매출대금 포인트 지급 서비스' 혁신성은 '영세사업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도 카드회사가 손실이 나지 않도록 설계한 점'에 있다.
현재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다. KB국민카드 입장에선 한해 영세가맹점 약 170만곳에서 1000억원 규모의 수수료가 나온다. 일부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받지 않고도 기존 수익은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사업구조는 이렇다. 소비자가 영세가맹점에서 신용카드를 긁으면 KB국민카드는 수수료를 제외하지 않고 카드매출대금을 전액 포인트로 지급한다. 영세가맹점주 입장에선 카드대금을 현금 대신 포인트로 받는 셈이다. 포인트는 다른 영세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1포인트는 1원으로 유효기간이 없다. 포인트 잔액 200만원까지는 수수료가 0%다.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도 있다. 영세가맹점주가 포인트를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본인 계좌로 송금하는 경우다. 또 포인트가 쌓인 신용카드를 대형가맹점에서 사용해도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렇다면 카드회사 입장에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까. 25일 이 서비스 기획을 주도한 임형욱 KB국민카드 팀장을 전화 인터뷰했다.
▲회사가 손해 보는 것 아닌가
-영세가맹점주가 다른 영세가맹점에서만 계속 쓰게 되면 회사(KB국민카드) 손익은 마이너스다. 그런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평균적으로 그렇지 않더라. 영세가맹점주가 이 카드를 대형가맹점에서도 쓸 거다. 이때 수수료 수익이 난다.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해보니 어느 정도 (수익)비율이 나오더라.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가맹점 수수료가 많이 내려갔다. 그 전까지 만해도 이런 서비스 구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수수료가 내려가니 '영세가맹점주 수수료를 받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0.8% 수수료에 추가적인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수익 구조가 대충 나올 것 같았다. 시뮬레이션 돌려보니 예상치와 비슷하게 나왔다.
지난해 금융위는 카드수수료를 개편하면서 연 매출 5억~10억원 가맹점 평균수수료율은 0.65%포인트(2.05%→1.4%), 10억~30억원 구간은 약 0.61%포인트(약 2.21%→1.6%) 각각 낮추도록 했다. 연 매출 30억~10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0%에서 1.9%로, 100억~50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17%에서 1.95%로 각각 낮아졌다.
▲왜 결제대금을 포인트로 지급하나
- 나중에 수수료를 차감시킬 수 있는데, 현금으로는 차감할 수 없다. 결제대금으로 지급한 현금의 주체는 가맹점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우리(KB국민카드)가 관리 주체다. 가상의 가수금을 포인트로 잡고 이를 통해 수수료를 차감할 수 있다.
▲ 사전 수요 조사를 했다는데
- 사업성 있을까 설문조사를 해보니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높게 나왔다. 60% 정도가 (가입) 의향이 있다고 했다. 결제 대금을 빨리 받을 수 있고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 덕분인거 같다. 나머지는 포인트로 적립되니 번거롭고 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된다는 (부정적) 의견이었다.
이 카드는 내년 7월 출시 예정이다. 임 팀장은 "수익을 내려는 사업은 아니다"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영세가맹점주 수익과 회사(KB국민카드)의 점유율 모두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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