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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담대 플랫폼 개척자, 은행도 빅테크도 아니었다

  • 2021.12.07(화) 07:15

[비즈人워치] 베스트핀 '담비' 주은영 대표
국내 첫 맞춤형 주담대 플랫폼 런칭
빅테크도 도전 못한 주담대 비대면 선봉
"자금 부터 관련 서비스 까지…플랫폼으로 진화 할 것"

금융권은 바야흐로 플랫폼 전성시대다. 전통적인 금융회사부터 새로 금융권에 발을 내딛는 이들까지 모두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추구하며 이를 위해 전사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많은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이라는 미명아래 가장 많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자산관리와 맞춤형 신용대출 중개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오픈뱅킹 등으로 인해 나의 자산관리 현황을 좀 더 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고 금융회사들은 이 중에서도 신용점수와 결제내역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신용대출을 추천해주기 편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가장 많은 대출이지만 아직 전통적인 금융회사는 물론 빅테크 기업들까지 맞춤형 대출을 중개해주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 중개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품이 많이 들어간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물론 차주의 신용도, 차주가 매입 혹은 세를 들어 살려는 주택 가치까지 따져야할 부분이 많다. 최근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맞춤형' 주담대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은 아직 시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핀테크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모바일 플랫폼 '담비'를 런칭한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가 주인공이다. 은행 등 금융권을 주름잡는 금융사는 물론 빅테크도 쉽사리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에 스타트업이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셈이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베스트핀 사무실에서 주은영 대표(사진)와 만나 그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쉽지 않은 주담대 중개 디지털화…'담비'는 이렇게 해결했다

사실 주택담보대출은 그 어떤 대출보다 개인 맞춤형 대출이 필요한 상품으로 꼽힌다. 대출 차주의 신용점수, 소득 등 기본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거래의 중심이 되는 부동산 가치와 그 부동산에 얽혀 있는 이해 관계자들이 많아서다. 

때문에 최근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는 맞춤형 금융상품 라인업에 포함되기 힘든 것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신용대출에 비해 필요한 정보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핀테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로는 주택담보대출 중개 플랫폼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주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모바일 중개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런칭했다. 담비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규제 영향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지만 이미 SC제일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상품 라인업으로 확보했고 조만간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상품도 추가될 예정이다. 서비스 출시를 위한 기반이 다져진 셈이다.

주은영 대표가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내건 아이디어는 바로 '디지로그'다. 모바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플랫폼답게 디지털을 상징하는 비대면으로도 신청이 가능하지만, 대면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 주택담보대출 차주 특성상 차주가 원하면 금융회사의 대출중개인 등이 직접 방문해 대출을 중개해주는 아날로그 방식도 함께 차용한 것이다.

주은영 대표는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비대면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주택담보대출을 받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대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서비스 수요자에 니즈에 맞춰 비대면과 대면 두가지를 모두 활용한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금융 플랫폼의 경우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춰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다. 주은영 대표의 이러한 도전은 이미 주요 금융회사들로부터 주목받는 모습이다. 주 대표는 당장 내년에는 다른 지방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보험사, 캐피탈사 등 다양한 금융업권의 상품을 서비스 라인업에 합류시켜 담비 이용자들이 더욱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기존 금융회사들의 주택담보대출 영업은 영업점을 가장 큰 기반으로 두고 있다"며 "거점지역이 한정돼 있는 지방은행, 최근 점포를 줄이고 있는 시중은행 등 주요 은행들에게 담비가 플랫폼 형태로 영업점을 제공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와 기존의 금융회사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얘기다.

대표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담비'

통상 핀테크 기업들은 IT 인재들이 나서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과 다르게 주은영 대표는 사실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주 대표는 국민은행과 연계한 대출중개법인인 베스트엘씨를 10여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차주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최근 대출 중개 서비스가 점차 온라인화 해가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역시 디지털을 입힐 경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오랜 경험이 IT 위주의 핀테크 기업들이 디지털이라는 벽에 막혀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중개의 디지털화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도 인정받았다. 지난달 17일 주은영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2021 중소기업 융합대전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기존 오프라인 영역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중개를 디지털화 하는 '융합'을 선보인 것을 높이 평가받았다.  

주은영 대표는 "많은 대면 서비스들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유독 그 속도가 느렸고 이에 대해 준비를 해왔다"며 "이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좋게 봐주신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출 중개가 끝이 아니다

주은영 대표는 담비를 진정한 '플랫폼'으로 진화 시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개 플랫폼의 경우 단순 대출차주와 금융회사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할 경우 고객이 더욱 편하게 주택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주은영 대표는 "단순 주택담보대출을 중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택구매시 등기 이전을 위한 법무사 서비스 연계, 인테리어 서비스 중개 등 다양한 서비스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담비에서 주택 구매를 하거나 전세 등 주거지를 옮길 때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해 고객이 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즉 단순히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프롭테크(부동산과 디지털 기술을 합친 서비스)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 같은 계획을 VC업계가 먼저 주목했다. 공식 런칭 이후 VC인 지노바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관련 김태원 지노바인베스트먼트 김태원 대표는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플랫폼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주담대 시장도 빠르게 온라인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담비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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