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온라인 쇼핑 중 특정 카드로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10만원을 돌려준다는 이벤트를 발견했다. 최근 해당 카드를 발급받았던 A씨는 이벤트에 응모했지만,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다.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카드 발급을 신청하며 연회비 2만원을 면제받았기 때문에 중복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B씨는 최근 금융 플랫폼을 통해 신용카드 3장을 발급받았다. 카드 발급 후 20만원을 사용하면 각각 13만원 씩 돌려받을 수 있다는 광고 문구에 혹해 첫 카드를 만들었다. 이후 플랫폼마다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가장 혜택이 좋은 플랫폼과 카드를 골라 2장을 더 발급받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을 통해 이용유도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으로 카드를 발급한 뒤 이들을 통해 이벤트에 응모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10만원 가량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다.
명목은 이용유도지만 기존 신용카드 결제 이력이 없는 고객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신규 카드 발급 이벤트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은 신용카드 모집 때 연회비의 10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연회비 면제 등 1만~2만원의 혜택으로 고객을 움직이기 어렵기에 생긴 일종의 꼼수 마케팅이다.
이런 이벤트는 카드, 플랫폼마다 다르다. 같은 카드라도 신청하는 플랫폼에 따라 캐시백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C플랫폼은 P카드 발급 후 2달간 10만원 이상 이용하면 5만원을 돌려준다. T플랫폼은 P카드 발급 후 2달 내 10만원 결제 등 같은 조건이지만 캐시백 금액은 7만원으로 2만원 더 많다.
플랫폼마다 혜택이 다른 이유는 독점 혜택을 요구하는 플랫폼들이 있어서다. 각 플랫폼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다 보면 정작 카드사의 공식 웹사이트에선 플랫폼보다 덜한 혜택을 제공하게 되기도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토스를 비롯해 카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약 10곳 정도 되는데 플랫폼 상단에 노출되려면 단독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플랫폼 위주로 홍보 전략을 짜다 보면 아무래도 공식 웹사이트는 뒷전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속사정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카드 발급 혜택에서 소외된다. 카드사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보통 타 플랫폼에서 캐시백 행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A씨처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실망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를 교묘히 이용해 일종의 카테크(카드+재테크)로 사용하는 경우도 카드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캐시백을 위한 2~3달의 이용실적만 챙긴 후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입 후 6개월~1년 등 새로운 이벤트 참여 조건이 충족되면 또다른 카드를 발급받고 혜택을 챙겨가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신규 가입 대비 해지 비중은 74.2%에 달한다. 10명이 가입하면 7명은 해지한다는 의미다.
휴면카드 역시 증가하고 있다. 8개사의 휴면카드 수는 1분기 기준 1442만장이다. 전년 동기(1249만장)보다 1923만장 늘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성 이벤트를 진행하더라도 신용카드 모집인 고용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하다"면서도 "이렇게 모집한 고객이 실제 카드를 이용하는지, 앞으로 경쟁이 과열되면 캐시백 규모가 점점 커지지 않을지하는 고민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