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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첫날 예상보단 '순한 맛'…환율 하락

  • 2025.01.21(화) 16:27

보편 관세 정책 미발표…환율 한 달 만 최저
환율 흐름 유지땐 내달 한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가운데 예상했던 '관세 폭탄'과 '환율 폭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떨어졌다. 취임 첫날 실행을 예고했던 '보편 관세'는 아직 준비 중이라고만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이같은 흐름을 유지하는 경우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도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관련 기사: "환율 때문에" 한은 기준금리 동결 '숨고르기'…다음 달 내릴 듯(1월16일)

21일 서울 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1439.5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일 1451.7원보다 12.2원 내렸으며, 작년 12월18일(1435.5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2기, 예상보다 순한 맛으로 시작

이날 새벽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가 예상보다 덜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보편 관세'가 등장하지 않았다. 보편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붙이는 정책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언론이 보편 관세 계획을 묻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모든 나라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부과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이에 대해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관세에 대한 의지 강조했으나 구체적 내용이 부재하다"며 "시장 우려보다 성장 하방 및 물가 상방 위험을 자극하는 정책이 단계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기존보다 확대됐다"고 밝혔다.

우려했던 '관세 폭탄'이 당장 시행되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도 동요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환율이 이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급등한 달러화 가치와 미국채 금리는 임기 시작 이후 정책의 강도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은 금통위는 2월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밝혔다.

여전한 '보편 관세'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추진에 대한 길을 열어둔 만큼 보편 관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관세가 오르면 수출에 부담을 느낀 주변국이 교역을 축소하고 통화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 60%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예고했는데,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동조성이 높은 원화 역시 동반 하락할 수 있다.

앞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이민 정책들은 글로벌 교역 축소를 통해 여타국들의 경제성장과 통화가치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면 원화 약세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취임사에서 기존보다 약해진 추진력을 확인했고, 당장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결국 관세를 발표할 것이고 이는 다시 원·달러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의 힘이 더 강할 수 있다"며 "트럼프 1기 취임 이후엔 원·달러가 빠르게 안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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