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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LG디스플레이, OLED로 판 바꾼다

  • 2015.11.05(목) 16:12

디스플레이, LCD→OLED로 전환
선제 투자로 OLED 시장 주도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꿀만한 사건이나 사람, 서비스 등을 의미한다.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표시장치)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용 제품을 비롯해 TV,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등에 OLED 탑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 한계 보이는 LCD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LCD는 성숙기에 접어들며 이미 성장 속도가 꺾인 상태다. 과거 컴퓨터나 모니터처럼 표준화된 제품들이 주류를 차지하던 시기가 지난 상태다. 초고해상도 TV나 모니터, 사이니지(Signage) 등의 영역이 존재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요 증가세는 주춤해졌다.

 

특히 국가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 대만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만은 보급형 TV와 생산효율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하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일본도 정부 주도하에 디스플레이산업을 재편중이다.

 

특히 중국은 적극적인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업체들이 내년부터 8세대 추가 생산라인 가동에 나선다. 중국업체들의 세계 LCD 점유율은 올해 16% 수준에서 5년뒤인 2020년 27%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분기말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세계 대형 LCD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3.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9년4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TV와 모니터, 노트북 등 주요 분야에서도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상태다. 과거처럼 LCD산업을 통해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 OLED는 '게임 체인저'

 

LG디스플레이가 OLED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선 것도 이같은 상황 때문이다. OLED는 LCD에 비해 화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앞서고, 투명과 플렉서블 등 미래제품 구현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OLED 특성상 완벽한 '블랙' 색상을 표현할 수 있고, 얇은 형태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OLED는 LCD보다 1000배 빠른 응답속도 등 화질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최근 고화질TV 들에 적용되고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에도 가장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라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87억달러 규모였던 OLED시장은 오는 2022년 28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LCD시장과 달리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와관련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8월 LCD생산 2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지속적으로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어가기 위해서 OLED는 반드시 개척하고 선점해야 할 시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향후 투자의 중심을 OLED에 두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미 대형과 플렉서블OLED 생산을 위해 수조원 가량 투자한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18년까지 추가로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구미공장에 6세대 플렉서블O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생산라인은 2017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OLED의 기술장벽이 높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양산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를 따돌린다는 계산이다.

 

◇ OLED 생태계 만든다

 

지난 9월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5 전시회. 매년 가을 열리는 이 전시회는 전세계 가전회사들이 주력제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올해 전시회를 주목한 것은 바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기조연설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가전 전시회에서 소비재가 아닌 B2B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디스플레이, 특히 OLED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인 셈이다. 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라며 "특히 최고의 디스플레이는 바로 OLED"라고 강조했다.

 

▲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111인치 타일링 디스플레이

 

한 사장은 이 자리에서 OLED 특성을 살려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65인치 패널 3장을 붙인 'S'자 형태의 111인치 타일링 디스플레이, 두께가 5.3mm에 불과한 55인치 양면 디스플레이, 자석만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두께 1mm이하의 55인치 월페이퍼 등이 공개됐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사업 육성과 시장 확대를 위해 장비와 재료, 부품이 연계된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중국에서 'OLED 파트너스 데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물론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하이얼, TPV 등 중국 TV기업과 유통업체인 수닝, 고메, 유관협회 등을 초청해 OLED의 장점과 기술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OLED에서는 종이처럼 얇은 월 페이퍼(Wall Paper) 디스플레이와 투명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지배력을 강화해 신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중소형 시장에서는 플라스틱 OLED에 집중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자동차용 패널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LCD에 비해 응답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이 낮다. 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라 더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화질의 우수성은 물론 구부리거나 휘어지는(플렉서블) 제품, 투명한 제품 등을 만들 수 있어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

 

OLED 기술은 크게 두가지로 적색(R) 녹색(G) 청색(B)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하는 'RGB'방식과 수직으로 쌓고 컬러필터로 색상을 내는 'WRGB' 방식이 있다. 삼성은 RGB 방식을 이용해 현재 스마트폰 위주인 OLED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는 WRGB 방식을 통해 대형TV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WRGB방식은 기존 ‘RGB 방식’에 적용하던 RGB(Red, Green, Blue) 픽셀에 W(White) 픽셀을 추가, 4컬러(Color) 픽셀을 통해 보다 밝고 화려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특히 흰색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RGB 픽셀을 한꺼번에 모두 켜야 하는 RGB방식과 달리 White 픽셀이 추가된 WRGB 방식은 흰색을 직접 구현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 및 제품 수명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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