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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①'등기이사 이재용' 첫걸음부터 삐끗

  • 2017.01.17(화) 16:48

이사 등재 후 줄곧 '의혹' 대응 주력
구속영장 발부되면 '경영공백' 불가피

재계 1위 삼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그룹 경영이 혼돈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검은 삼성이 지원한 자금이 삼성물산 합병 찬성을 위한 대가고, 그 정점에 이 부회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 관련, 삼성의 현재 상황과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삼성은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은 전날 특검이 영장 청구 방침을 밝히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말부터 계속된 검찰조사, 국회 청문회, 그리고 이번 특검 등으로 인해 삼성의 경영은 사실상 멈춰진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 부회장 역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삼성의 계획이 출발부터 꼬여버린 상황이다.

 

◇ '등기이사 이재용' 시작도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말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통상의 경우와 달리 이 부회장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하루라도 빨리 잠재우고,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위한 결정이었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올해부터 경영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연말로 예정된 정기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만들고,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른바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며 이같은 관측은 완전히 빗나간 상태다. '등기이사 이재용'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초부터 삼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고, 12월에는 국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최근에는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미르·K 재단은 물론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 합병의 대가라는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요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적지않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이 부회장이 당분간 경영에 전념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 지난 12일 특검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 법원의 판단은? 경영공백 우려

 

실제 삼성의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법원은 오는 18일 구속적부심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르면 18일 밤 혹은 19일에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만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결정된다는 삼성은 당장 경영공백 상태를 맞게 된다. 이미 상당시간 그룹 인사와 투자계획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등 수뇌부가 모두 이번 사건에 연루된 만큼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기능이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다고 해도 삼성 입장에서 '오너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만 향후 법정 공방 등까지 감안할 경우 상당기간 경영 차질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단 삼성은 "법원에서 잘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것 외에 추가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전날 공식입장에서 밝힌대로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재단 지원 등도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결국 대통령을 겨냥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삼성 입장에서 그동안 검찰이나 특검 조사 등에 응해왔고, 이 부회장에게 도주나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없는 만큼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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