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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 동양 접수…사업 시너지 본격화

  • 2017.03.27(월) 13:20

주총 통해 법정관리 후 선임된 이사 4명 해임
회사 안정화 우선…레미콘 사업 등 시너지 기대

유진그룹이 동양의 경영권을 접수했다. 동양 경영권에 눈독을 들인지 약 1년 반 만이다.

 

유진은 기존 동양 구성원들과 소통을 강화해 회사를 안정화하는데 주력하고, 이후 레미콘 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눈엣가시’ 이사 4명 물러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지난 24일 열린 2016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용건 사내이사(전 동양 대표이사)와 오수근, 정동민, 이헌욱 사외이사 해임안건을 통과시켰다.

 

김용건 전 대표는 법정관리 시절 동양의 관리인을 맡았고, 동양이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법원으로부터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사외이사 3명 역시 법정관리 졸업과 함께 법원이 선임했다.

 

동양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유진이 동양 지분매입을 시작하며 경영권 확보 의지를 밝히자 이들과 갈등이 시작됐다. 김용건 전 대표를 비롯한 동양 이사회 측은 유진의 동양 지분매입과 관련 “동양이 보유한 알짜 현금자산을 노리고, 단순히 차익 실현을 위한 투자”라며 경영권 참여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했다.

 

실제 유진은 지난해 동양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원 수 변경과 자사 임원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상정했지만 동양의 소액주주들이 당시 경영진의 편에 서며 무산된 바 있다.

 

 

유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지난해 4월 동양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후에도 동양의 주요 주주들과 SPA(주식매매계약) 등을 맺어 지분율을 계속 높였다. 현재 유진의 동양 지분율 30.03%(2016년 감사보고서 기준)이다. 이와 함께 유진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동양과의 기업결합신고도 마쳤다.

 

지난해 말에는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등 자사 임원을 동양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사 수를 13명으로 변경하는 정관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런 가운데 김용건 전 동양 대표이사를 포함해 법원이 선임했던 이사 4명이 동양을 떠나게 됨으로써 유진이 실질적으로 동양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동양 이사회는 유진 측 인사인 유창수 부회장과 정진학 사장을 비롯해 기존 동양 출신인 ▲백의현(섬유사업본부장) ▲변주안(건설사업본부장) ▲박재병(건재사업본부장) ▲조일구(경영지원본부장) ▲박종복(경영지원본부 인사총무담당) ▲서한욱(경영지원본부 재무회계담당)과 이동명 사외이사 등 9명으로 구성된다.

 

◇ 실적 부진 동양, 회사 안정화가 최우선

 

이번 주총에서 소액 주주들은 작년과 달리 유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사 해임안은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표가 있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김용건 전 대표 해임안은 출석 주주 1억4630만주 가운데 1억1576만주(83.8%)의 찬성으로, 사외이사 해임안은 각각 1억194만주(74.6%)의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동양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58.95%로 높은데, 이번에는 유진의 손을 들어주며 해임안이 모두 통과됐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동양 매출액은 4399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약 77억원으로 78% 급감했다.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레미콘 등 건축자재 업황 분위기는 좋았다. 국내 신규분양 열기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분양 물량을 늘렸고, 계획된 주택 건축공사가 착공돼 건축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 속에서도 동양은 실적 부진에 빠졌다.

 

▲ 지난 24일 열린 제62회 동양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용건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4명의 이사해임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동양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유진그룹이 차지하게 됐다.

 

유진은 해임안건 찬성 이유에 대해 “법정관리 졸업 이후에도 건설사업 적자폭 확대 등의 원인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내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전임 대표이사로서 실적 부진에 책임이 있는 김용건 이사에 대해 재신임 여부를 물어 책임경영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진은 동양 경영권을 손에 쥔만큼 애초 계획했던 레미콘 사업 부문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유진은 레미콘 사업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유진은 이번 동양 경영권 인수로 취약지역인 영남과 강원지역을 포함해 전국 53개의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유진은 동양의 레미콘 사업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원재료 구매 등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다만 시멘트 및 레미콘 업계에선 법정관리 이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어수선한 동양의 분위기를 다잡고, 최대주주로서 기존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이 동양 경영권을 차지했다고 해서 당장 양사의 레미콘 사업 부문 시너지가 발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롭게 한 가족이 된 만큼 안정적인 결합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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