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시장 미국에 세탁기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LG전자가 미국에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회사의 미국 세탁기 수출물량이 120만대를 넘을 경우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피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LG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소재 현지 생산법인에서 세탁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정관계 인사를 포함해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조주완 LG전자 북미지역대표(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2017년 8월 착공한 이래 15개월 만이다. LG전자는 현지 세탁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동 일정을 6개월 앞당겼다.
LG전자는 신공장 건설에 3억6000만달러(약 4300억원)을 투자했다. 신공장 건축 면적은 7만7000㎡ 규모로 축구장(국제 규격 7140㎡) 10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부지면적은 125만㎡에 이르다.
이 공장은 2개 생산라인에서 드럼 및 통돌이 세탁기를 제조한다. 10초에 한 대씩 세탁기가 조립되며, 연간 120만대가 생산된다.
이 공장은 세탁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공정을 품었다. 세탁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가공, 사출 성형, 도색하는데서부터 이를 표준화된 모듈화하고 완제품으로 만들기까지 통합생산체계를 갖췄다.
또한 로봇이 자동으로 제품을 포장하고 상태를 점검하고, 시스템이 필요한 부품의 종류, 수량 등을 알아서 주문하고 공급해주는 높은 수준의 공장 자동화를 구현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9년 전인 지난 2010년부터 미국내 현지생산체제를 검토해왔다"며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면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이 줄어 원가경쟁력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신공장은 경남 창원 소재 생산공장과 함께 미국 시장에 세탁기를 공급하는 양대 생산기지가 된다. 그간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던 물량은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관된다.
LG전자는 신공장이 중장기 관점에서 미국 프리미엄 생활가전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현지 생산이 연구개발, 디자인, 판매, 서비스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면 사업역량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대현 사장은 "신공장의 안정적 운영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신공장 외에도 현지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시간주 헤이즐파크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 등을,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는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LG 북미 신사옥은 뉴저지에 들어서며, LG전자를 비롯해 LG그룹 계열사가 입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