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시줍줍의 주제는 대한항공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이에요. 그동안 공시줍줍에서 몇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정리해봤는데요. 특히 독자 여러분들이 신주인수권 거래를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어요.
바로 오늘(16일)부터 22일까지 딱 5영업일 동안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 즉 신주인수권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요. 주식이 아닌 권리를 사고판다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시죠? 현재 대한항공 주식을 가지고 계신 분 또는 지금은 주주가 아니지만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관심이 있는 분은 오늘 공시줍줍을 꼭 끝까지 정독해주세요.
먼저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은 두 종류가 있어요.
# 신주인수권증권(WR) vs 신주인수권증서(R)
신주인수권증권(WR)은 상장회사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내서 거래하는 것을 말해요.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 기간동안 거래할 수 있어서 보통 거래 기간이 3년, 5년식으로 길어요.
현재 주식시장에 거래 중인 신주인수권증권 중에는 한진칼3WR 이란 종목이 있어요. 한진칼이 작년 7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에서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내서 거래 중인 것인데요. 한진칼3WR 1주를 산다는 의미는 한진칼 주가가 얼마가 되든 1주당 6만24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산다는 것과 같아요. ☞관련공시 2월4일 한진칼 신주인수권행사가액 조정 공시
참고로 현재 한진칼3WR은 휴짓조각이나 다름없어요. 현재 한진칼 주가는 6만600원(15일 종가), 한진칼3WR 가격은 7500원(15일 종가)이에요. 시장에서 6만600원만 주면 간편하고 싸게 한진칼 주식을 살 수 있는데 굳이 7500원의 웃돈을 주고 권리(한진칼3WR)를 확보한 다음 6만2400원을 더 주고 주식을 매입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만약 이런 방식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다면 한진칼 1주를 사는데 총 6만9900원(7500원+ 6만2400원)이나 필요해요.
신주인수권의 두 번째 종류는 신주인수권증서(R). 오늘 공시줍줍이 알아볼 주제가 바로 이것이에요.
신주인수권증서는 회사가 유상증자할 때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권리예요.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신주인수권증서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신주배정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라면 신주배정비율에 따라 신주인수권이 공짜로 주어져요. 다만 주의할 점은 신주인수권증권(WR)과 달리 신주인수권증서(R)는 특정 기간(보통 5영업일)에만 거래할 수 있다는 점. 어제(15일)까지 한화솔루션47R이란 종목이 거래됐고, 오늘(16일)부터 22일까지는 대한항공46R이란 종목이 거래돼요.
다시 한번 주의할 점은 한화솔루션47R, 대한항공46R은 진짜 종목이 아니라는 점. 한화솔루션과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이고, 이 권리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하려고 임의로 종목코드를 붙인 것이란 점. 기업 이름 뒤에 붙는 숫자는 발행 회차, R은 워런티(보증서)를 의미해요.
#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 거래가 주는 시사점
오늘 주제는 대한항공 신주인수권이지만, 먼저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이 어떻게 거래됐는지 살펴볼게요. 대한항공 신주인수권 가격 흐름을 예측하는데 시사하는 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신주인수권은 말 그대로 신주를 살 권리를 뜻하기 때문에 이론적인 적정가격은 현재 주가에서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을 뺀 금액이어야 하겠죠. 예컨대 3만원짜리 A회사 주식이 있고,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은 2만5000원이라고 가정해보면, 신주인수권 가격은 5000원이 합리적이에요. 5000원짜리 권리를 사서 2만5000원을 주고 유상증자 청약하면 현재 주가인 3만원과 같아지기 때문이죠.
그러나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고팔다 보면 반드시 이론가격을 따르지 않아요.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 있어요. 공시줍줍 애독자분들은 이득만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래 표를 만들어봤어요.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47R)이 지난 5일간 거래됐던 흐름이에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은 4만4900원(1차발행가격 기준), 2월 5일 한화솔루션 종가는 5만4200원이었어요. 따라서 이날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9300원(5만4200원-4만4900원)이에요. 그런데 표에서 보듯이 2월5일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은 1만250원으로 마감했어요. 장중에는 2만450원까지 치솟기도 했어요.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신주인수권 가격이 이론 가격(9300원)보다 최소 1000원 정도 더 비싸게 거래됐다는 얘기이죠. 장중 최고가인 2만450원을 기준으로 하면 1만원 이상 비싸게 거래됐어요.
결국 이날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을 판 사람은 큰 이득을 봤고, 산 사람은 손해를 봤어요. 차라리 신주인수권을 사지 않고 당일 시장에서 한화솔루션 주식을 5만4200원에 사는 게 더 좋은 전략이었겠죠. 왜냐면 1만250원을 주고 권리를 사서 나중에 4만4900원에 신주를 사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1주를 사는데 지불하는 가격은 5만5150원(1만250원+4만4900원)이어서 당일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었던 가격(5만4200원)보다 더 비싸게 사는 셈이기 때문이죠.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 가격은 첫 거래일에 이론가격과 실제가격 차이가 가장 컸어요. 이후에는 첫날보다 차이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고요. 신주인수권 거래 관련 매매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대한항공 신주인수권도 반드시 이런 흐름을 보일 것이라 장담할 순 없지만 참고할만한 흐름이에요.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어요. 신주인수권을 이론가격보다 비싸게 샀다고 반드시 손해를 봤다고 단정하긴 어렵지 않느냐. 맞아요. 신주인수권을 산 이후에 한화솔루션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다면 결과적으로 이론가격과의 괴리가 없어지면서 수익구간에 접어들 수도 있어요.
예컨대 2월 15일에 신주인수권을 8170원에 샀고, 한화솔루션 신주발행가격이 나중에 4만49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럼 이 사람은 나중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주당 5만3070원(8170원+4만4900원)에 주식을 확보해요. 그런데 한화솔루션 주가가 유상증자 청약일 직전에 많이 올라서 5만3070원보다 더 높은 예컨대 6만원이 되었다면? 차액만큼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니까 이득이에요.
하지만 이런 사례가 무조건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겠죠. 따라서 신주인수권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최대한 이론가격에 부합하는 금액만 지불하고 사는게 좋아요. 반대로 신주인수권을 팔고자 하는 사람은 이론가격과 최대한 괴리가 생겼을 때 파는 게 가장 이득이겠죠.
# 대한항공 신주인수권 사고팔기.. 어떻게 해야 유리할까요
이제부터 대한항공 신주인수권 얘기를 해볼게요.
[Web발신]
신주인수권 입고 안내
종목명: 대한항공 46R
신주인수권 상장(예정)일: 2021.02.16~2021.02.22(5영업일)
※신주인수권을 매도하시면 유상청약 권리가 소멸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영업점으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달 초 거래하는 증권사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은 분이라면 오늘(16일) 대한항공46R이란 종목을 본인 계좌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이건 대한항공 유상증자 권리락 전날인 1월22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권리예요.
만약 1월22일까지 대한항공 보통주 또는 우선주 100주를 가지고 있었다면, 신주배정비율(0.792)에 따라 79주의 대한항공46R이 계좌로 들어왔겠죠.
대한항공 신주인수권을 둘러싼 투자자의 유형은 대략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여기에 맞춰서 하나씩 살펴볼게요.
①기존 주주로 신주인수권(대한항공 46R)을 받았고, 유상증자도 참여하고 싶은 사람
신주인수권 거래기간(2월16~22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도 돼요. 하지만 유상증자 청약일(3월 4일~5일)에는 반드시 거래하는 증권사를 통해 청약해야 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대한항공46R은 진짜 종목이 아닌 신주를 살 권리라는 점. 즉 신주인수권이 본인 계좌에 들어와 있다고 해서 나중에 자동으로 신주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만 확보한 상황이고, 그 권리를 행사하는 청약일이 3월 4~5일이에요.
청약할 때는 신주발행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드시 계좌에 넣어둔 다음 청약 신청을 해야 해요. 대한항공 신주발행가격은 3월 2일 최종 발표되고, 이날 발표한 가격으로 청약금액을 계산하면 돼요. 즉 신주인수권(대한항공46R) 100주를 가진 사람은 신주발행가격*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좌에 넣고 청약 신청하면 끝!
이렇게 받은 주식은 3월 24일부터 거래할 수 있어요. 기존에 가진 주식(구주)은 지금도 거래할 수 있고, 청약으로 새로 받는 신주가 24일에 본인 계좌로 들어온다는 뜻이에요. 물론 3월 24일 본인의 계좌를 열어보면 신주, 구주가 따로 분리되어 있진 않아요. 일괄적으로 대한항공 주식으로 한꺼번에 들어가 있어요.
②기존 주주인데 증자에 참여할 생각이 없어서 신주인수권을 팔고자 하는 사람
신주인수권 거래기간(2월 16~22일)에 잘 팔면 돼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잘 파는 것일까요. 일단 이론가격을 꼭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대한항공의 신주발행가격은 1만9100원.(아직 최종발행가격이 안 나온 상황에서 신주인수권 거래를 해야 하므로 1차발행가격인 1만9100원이 대표가격)
이 상황에서 대한항공 보통주 주가는 15일 3만원으로 마감했어요. 그럼 15일 기준으로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1만900원(현재주가 3만원-신주발행가격 1만9100원)이 되겠죠.
물론 16일부터 거래하는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시시각각 장중의 주가 흐름에 따라 바뀌겠지만 본인이 신주인수권을 매매할 시점의 주가를 대입해서 계산하면 이론가격이 나와요.
매매전략은 간단해요. 이론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파는게 좋겠죠. 그렇다고 이론가격보다 싸게 파는게 반드시 나쁜 건 아니에요. 기존 주주들은 주주 자격으로 신주인수권을 공짜 즉 0원으로 받은 것이니까 신주인수권을 판 금액이 그대로 수익금이에요. 신주인수권을 팔면 주식을 판 것처럼 현금으로 계좌에 들어와요.
③기존 주주인데 유상증자에 관심이 많아서 신주인수권을 더 사고 싶은 사람
절대 이론가격보다 비싸게 신주인수권을 살 필요 없어요. 그 가격에 사겠다면 차라리 그냥 대한항공 보통주를 사는 게 좋아요. 좀 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이런 경우 굳이 신주인수권을 살 필요조차 없어요. 초과청약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에요. 초과청약은 지난 [공시줍줍]전지적투자자시점에서 본 대한항공 유상증자에서도 설명했는데요.
*초과청약= 실권주가 발생했을 때 신주배정비율을 초과해서 청약할 수 있는 권리. 대한항공은 1주당 0.2주(20%)씩 초과청약 가능.
초과청약 가능 물량 계산법은 자신이 가진 신주인수권 수량에서 0.2주를 곱하는 것이에요. 주의할 점은 주식 수량이 아닌 신주인수권 수량에서 0.2주를 곱해야 한다는 것.
즉 기존에 100주를 가진 사람이 20주를 초과청약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100주를 가진 사람에게는 신주인수권 79주(신주배정비율 0.792)가 주어지니까 다시 79주에서 0.2를 곱한 15.8주=15주(1주 미만은 절사=버림)를 초과청약할 수 있어요.
이 얘기는 굳이 시장에서 신주인수권을 돈 주고 사지 않더라도 이미 공짜로 신주인수권 15주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따라서 기존 주주라면 굳이 돈을 주고 신주인수권을 더 살 필요가 없어요.
다만 많은 사람이 초과청약 신청을 한다면 경쟁률에 따라 나누는 몫이 줄어들어서 원하는 수량을 다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돈을 주고 신주인수권을 사는 것보다 10배는 낫겠죠. 참고로 초과청약으로 모두 배정받지 못한 금액은 자동으로 환급된답니다.
④기존 주주는 아닌데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사고 싶은 사람
마찬가지로 일단 이론가격을 알아야 해요.
②번의 내용을 다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하면
대한항공의 신주발행가격은 1만9100원.(아직 최종발행가격이 안 나온 상황에서 신주인수권 거래를 해야 하므로 1차발행가격인 1만9100원이 대표가격)
이 상황에서 대한항공 보통주 주가는 15일 3만원으로 마감했어요. 그럼 15일 기준으로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1만900원(현재주가 3만원-신주발행가격 1만9100원)이 되겠죠.
물론 16일부터 거래하는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시시각각 장중의 주가 흐름에 따라 바뀌겠지만 본인이 신주인수권을 매매할 시점의 주가를 대입해서 계산하면 이론가격이 나와요.
매매전략은 ②번 사례와 무조건 반대로 생각하면 돼요. 이론가격보다 낮은 가격 또는 최대한 근접한 가격에 사는 게 유리해요. 절대로 이론가격보다 많이 비싼 가격에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대한항공 주가가 앞으로 단기간에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한 나머지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신주인수권을 구입해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겠다는 전략을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그러나 이런 경우라 할지라도 굳이 신주인수권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시장에서 대한항공 보통주를 사는 게 더 간편하고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어차피 지금 주식시장에서 거래 중인 대한항공 주식도 유상증자 권리락이 반영된 것이고, 나중에 주가 오를때 신주와 구주가 따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대한항공 주식으로 오르는 것이니까요.
# 독자 피드백에 대한 피드백.. 신주인수권 매매 방법
마지막으로 신주인수권 매매 방법을 간단히 소개해요. 공시줍줍 독자분께서 신주인수권 거래를 모바일주식매매(MTS)에서 어떻게 진행하는지 캡처 화면으로 설명해주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캡처 화면을 준비했어요.
참고로 이 기사를 마감하는 시점(15일)에는 아직 대한항공 신주인수권이 거래되지 않아서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 거래화면을 준비했어요.
그림을 보시면 일반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방식은 똑같아요. 본인이 사거나 팔고자 하는 가격과 수량을 입력해서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면 끝!
해당 화면은 미래에셋대우 MTS 화면인데요. 메뉴검색에서 '신주인수권' 검색 → 신주인수권 주문을 차례로 검색해보면 해당화면이 나와요. 다만 증권사마다 HTS, MTS 시스템이 달라서 신주인수권 거래 메뉴로 접근하는 경로도 제각각이에요. 메뉴를 잘 찾기 어려우시다면 고객센터로 문의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신주인수권증서를 거래할 때는 일반 주식거래와는 약간 다른 3가지 원칙이 있어요.
① 지정가로만 살 수 있어요. 즉 본인이 주문가격을 직접 입력해야 해요.
②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오전9시~오후3시30분) 내에서만 거래 가능해요.
③ 일반 주식과 달리 신주인수권증서 매매는 가격제한폭이 없어요.
*[공시요정]과 [공시줍줍]은 뉴스레터 '줍줍'을 통해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이메일로 먼저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에서만 선보이는 특별한 콘텐츠도 있어요. 내용이 좋았다면 구독신청(무료) 부탁드려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