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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제어 혁신 어디로?…S22, 'GOS' 논란가열

  • 2022.03.08(화) 08:52

"성능 유지하며 온도 조절한다"더니
'게임 켜면 성능 반토막' 목소리 확산
신뢰 잃고 한발 늦은 사과도 도마에

"강력한 성능은 유지하면서 온도는 조절한다"

지난달 9일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드류 블랙커드(Drew Blackard) 삼성전자 미국법인 모바일 제품 관리 임원이 한 말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역대 가장 빠른 칩이 장착된 갤럭시 S22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내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는 방열 기술도 공개했다. 

두 가지 기술을 함께 공개한 이유는 스마트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열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엄청나게 강력해졌다. 기술이 강력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는 보통 열로 변환된다"며 "그렇기에 열전달 기술 혁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내 발생하는 열을 분산시키는 설계와 소재를 개선하는 구조적인 변화에 더해 '열 제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했다고 공개했다. 스마트폰의 열을 더 효율적으로 식히기 위한 혁신적이 방법이었다. 이 소프트웨어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갤럭시 S22'에 탑재된 기본 앱인 GOS(Game Optimizing Service)로 분석된다.

지난달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삼성전자는 강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열 제어를 최적화했다고 알렸다. / 사진 = 동영상 캡처

'성능' 보다 '신뢰'가 떨어졌다

GOS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할 때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게임에 따라 프레임 설정과 해상도 등을 조절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2015년 삼성전자가 '게임튜너'라는 이름으로 개발했고 현재는 GOS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6년 출시된 S7부터 이 기능이 탑재됐지만 큰 논란은 없었다. GOS를 비활성화할 방법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S22에는 우회적으로 이 앱을 삭제할 방법이 막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작년 배포된 안드로이드12 기반 원 유아이(One UI) 4.0이 GOS를 끄는 우회로를 모두 차단했기 때문이다.

GOS 논란이 뜨거운 이유는 '성능'보다는 '신뢰'의 문제를 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대폭 강화된 신경망프로세서(NPU) 성능을 갖춘 4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프로세서를 탑재했다"고 홍보했다. 이 프로세스는 국내 출시되는 갤럭시 S22에 적용된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1세대'를 말한다. 일각에선 스냅드래곤이 성능은 뛰어나지만 발열에 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GOS가 작동되면 '역대 가장 강력하다는 S22'의 성능이 오히려 떨어진다. 스마트폰 등의 성능을 비교하는 긱벤치의 개발자 존 풀은 최근 '갤럭시S22 울트라에 GOS가 실행되면 싱글코어는 53.9%, 멀티코어는 64.2%로 성능이 떨어진다'는 자료를 트위터에 올렸다. 게임할 때 성능이 반토막 난다는 얘기다.

지난달 "강력한 성능은 유지하면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드류 블랙커드 임원의 말이 한 달도 안 돼 신뢰를 잃은 것이다.

한발 늦은 사과

삼성전자의 초기 대처 방식도 미흡했다는 평가다. 초기 삼성전자의 대응은 '안전을 위해선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3일 삼성전자는 "S22 시리즈의 GOS는 장시간 게임 실행시 과도한 발열 방지를 위해 CPU(중앙처리장치) 등을 최적화하는 당사 앱으로 기본 탑재됐다"며 "최근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게임 런처 앱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공지문에 사과는 없었다. 

여론이 더 악화되자 하루 뒤 삼성전자는 한 차례 더 공지문을 냈다. 지난 4일 추가 공지를 통해 '게임 외 일반 앱의 성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지' '새로운 개선방안 적용시 안전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추가 공지문에는 "GOS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고객이 지적해준 사안 모두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자세를 낮췄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온도 제어 알고리즘 최적화 어떻게 

삼성전자가 머리를 숙였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긱벤치는 갤럭시 S22, S21, S20, S10 등 4종을 평가목록에서 제외했다. 긱벤치는 '조작(manipulation)'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한 포털 사이트의 '갤럭시 GOS 집단 소송 준비 방' 카페 가입자 수는 3970명까지 늘었다.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불안함은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VOC(고객의 목소리) 개선을 위해 CPU·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 클럭(프로세스 동작속도)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을 최적화해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결국 안전 확보를 위해선 온도 제어 알고리즘 최적화라는 과정이 남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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