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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약업계, '마이크로바이옴' 눈독 들이는 이유

  • 2022.09.16(금) 07:20

유한양행, 메디오젠 이어 '에이투젠' 지분 투자
CJ·hy 등 식품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인수
식품·건기식·치료제 등 개발 잠재력 '무궁무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마이크로바이옴'이 국내 식품업계와 제약바이오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과 hy 등이, 제약업계에서는 안국약품, 유한양행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과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다.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를 돕고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장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또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와 혈당 조절, 뇌 신경전달 물질 생성 등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및 제약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과 손을 잡는 이유도 건강기능식품과 신약 개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대표 기업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5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1대 주주에 올랐다. 내년 초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강지희 에이투젠 대표(왼쪽)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오른쪽)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사진=유한양행

에이투젠은 독자적인 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대사성질환, 면역질환, 근육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에이투젠과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과 인간 장내 미생물총조절을 통해 치료 효능을 갖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인 메디오젠의 지분을 인수했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중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완성시킨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와이즈바이옴'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와이즈바이옴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장까지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메디오젠의 'SP코팅기술'이 적용됐다. 회사는 이번 에이투젠 투자를 통해 건기식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국약품도 지난 7일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인 브이원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를 기반으로 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안국약품의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역량과 브이원바이오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종근당바이오도 지난 7월 연세대 의료원 산학협력단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 임상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공동 연구 개발 협약을 맺었다. 종근당바이오는 연세대 의료원과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염증성장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호흡기 감염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치료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이밖에 지놈앤컴퍼니는 미국의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리스트앱을 인수했고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선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지난해 CJ제일제당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을 인수했고 hy는 '이뮤노바이옴'과 업무협약을 맺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건강기능성식품, 생약기반의약품(LBP)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처럼 식품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다양한 분야로 개발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지난해 935억 달러(130조원)으로, 오는 2023년에는 1087억 달러(152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해외에서도 글로벌 빅파마들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분위기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여서 국내 기업들에도 기회가 열려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세레스테라퓨틱스사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3상에 성공해 최초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 내 세균, 바이러스 등 마이크로바이옴은 약 38조개에 달할 만큼 다양한데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의약품 개발에 있어 잠재력이 풍부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 초기 단계인데다 국내에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많아 신약 개발 성공을 기대해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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