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C&C가 가진 ICT 기반 미래 성장잠재력과 SK(주)의 자원을 결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신규 유망사업 등 새로운 상장 동력 발굴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합병 이유다.
한편으로는 SK(주)의 소유지분은 0.02%(1만주)에 불과한 반면 최태원 회장이 자신이 1대주주로서 지분 32.9%(1650만주)를 보유한 SK C&C를 통해 SK(주) 및 산하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屋上屋)’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와 맞물려 최 회장은 자신의 지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SK(주)를 SK C&C가 합병함으로써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지배기반 약화를 막기 위해 2가지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SK C&C가 2009년 11월 증시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사들여왔던 자사주 600만주를 2015년 04월 27일에 전량 소각하는 게 그것이다. 현 주식시세(17일 종가 23만7500원) 대비 1조4200억원 어치로 현 발행주식(5000만주)의 12.0%나 되는 규모다.
발행주식이 줄어들면 그만큼 최 회장의 새 지주회사 SK주식회사 지분율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SK C&C와 SK의 합병가액은 각각 23만5073원(액면가 200원), 17만3198원(액면가 5000원)으로 SK C&C는 SK(주) 주주 보유주식 1주당 0.7367839주(보통주 기준·우선주 1.1102438주)의 합병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그런데 총 합병신주가 2690만주다. 이는 SK(주) 현 발행주식(4750만주)의 23.6%(1120만주)나 되는 자사주에 대해서는 합병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자사주 포함시 3520만주)는 뜻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장치가 없었다면 통합법인 SK주식회사의 발행주식은 8520만주가 됐을 터지만 이런 변수로 인해 7090만주가 된다.
이로인해 19.3% 였을 최 회장의 소유지분도 23.2%(1640만주)로가 된다. 현재 최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있는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SK C&C 지분 10.5%(525만주·합병후 7.4%)까지 감안하면 25.5%에서 30.6%(2170만주)로 30%를 웃돌게 되는 것이다.
SK그룹을 지배하는데 별 무리가 없는 지분이다. 최 회장은 SK C&C을 상장시킨지 6년만에 자신을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