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과도한 경쟁으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알맹이 없는 최저가 보상제를 나란히 내세워 이용자를 유인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26일 숙박앱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를 운영하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나란히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했다.
당초 야놀자가 지난 8일 300%를 보상하겠다고 처음 발표하자 여기어때가 곧바로 사흘만에 이보다 많은 500%를 보상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이러자 야놀자도 지난 19일 1000%의 보상제로 응수했다. 이 같은 보상제는 다른 업체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제도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가 내세운 최저가 보상제는 결제 금액이 타사 보다 비싸면 차액의 5~10배를 쿠폰 등으로 돌려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여기어때를 통해 객실 요금을 정상가인 7만3000원에 결제했는데 야놀자에서 동일한 조건의 객실 요금이 1만3000원 저렴하면 결제 차액의 5배에 해당하는 6만5000원을 보상하는 것이다.
마치 이마트와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들이 10원이라도 더 싸게 가격을 낮추는 가격 전쟁을 연상케 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주요 숙박앱 두 곳이 치열한 요금 경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더 저렴한 객실을 고를 수 있어 이득이다. 만약 결제 금액이 다른 곳보다 비싼 것으로 확인되면 하루치 숙박 요금에 맞먹는 보상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그렇다는 것일 뿐,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용자가 이 제도로 혜택을 볼 일은 거의 없다. 우선 최저가 보상제에 해당하는 객실이 업체마다 제각각이라 겹칠 일이 없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모텔 등 숙박업소와 제휴, 객실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제휴 업소가 서로 달라 가격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부 겹치는 제휴 숙박업소가 있다고 해도 두 숙박앱 모두 객실 요금을 동일하게 책정한다거나, 어느 한곳이 보상제에서 제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보상은 커녕 요금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두 회사가 알맹이 없는 제도를 과장해 내세웠다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두 숙박앱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작년 2월과 12월에 각각 야놀자 영업사원이 자사 제휴 숙박업소에 설치한 마케팅 자산을 무단으로 철거, 훼손했다며 얼마전 야놀자측에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여기어때는 제휴한 숙박업소 방안에 '혜택존 스티커'라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 내장된 전자스티커 장치를 설치해 놓았다. 고객이 이 곳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할인권 등 혜택을 제공 받게 하기 위해서인데, 야놀자 영업사원이 이를 무단으로 제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놀자측은 마케팅 스티커를 고의로 훼손한 것이 아니라 제휴 숙박업소와의 계약에 따라 제거했으며 스티커를 해당 제휴 업소에 전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관련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리는 등 언론 플레이를 벌였다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측은 '적반하장'이라며 야놀자를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법정 소송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내 숙박앱 시장 성장을 이끌어 온 두 업체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가뜩이나 '모텔'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동안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투입한 광고를 지상파 및 케이블TV, 온라인 상에서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이름 알리기와 함께 숙박앱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공을 들여온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 업체가 의도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치열한 다툼이 많이 보도되면 숙박앱에 대한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오를 수 있어서다. 앞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앱들도 허위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며 치고받은 적이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보도되면서 배달앱 자체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