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증권사, 우발채무 '눈덩이'...저축銀 트라우마 '솔솔'

  • 2017.03.01(수) 10:49

작년말 현재 23.3조...메리츠종금증권 5.5조 최대
증권업계, 리스크 아닌 기회..."한도 더 늘려달라"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최근 5년 새 10배 넘게 급증하면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꺾이기 시작하면서 일부에선 제2의 저축은행 사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우발채무 규모가 최대 7조원에 달하고, 하이와 HMC, SK, KB, 동부 등도 고위험군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는 오히려 부동산 투자 한도를 더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다른 형태의 안정적인 부동산PF 투자는 '리스크'가 아닌 '기회'라는 설명이다.

 


◇ 증권사 
우발채무 급증…"제2의 저축은행 사태 우려 과도"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들은 착공 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신축 자금으로 쓰고, 추후 분양대금을 받아 상환한다. 증권사들은 이 과정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PF 대출 보증을 선다.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하면 유동성공여, 직접 부동산PF 보증을 서면 신용공여에 해당한다. 신용공여 비중이 높을수록 잠재적인 채무를 말하는 우발채무 규모가 커지고, 그만큼 손실위험도 커진다.

증권사들은 2010년 이후 부동산PF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33곳의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23조3000억원에 달했다. 우발채무 규모는 2010년 2조원 규모에서 2015년 말엔 24조원으로 5년 사이 12배나 폭증했다. 작년엔 전체적인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신용공여는 오히려 더 늘었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우발채무만 5조4459억원 규모로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298%에 달했다. 종금계정의 부동산 관련 대출 1조6000억원을 더하면 약 7조원으로 자기자본의 370%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메리츠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1조원의 부동산 대출이 또 더해진다. 
 
당장엔 문제가 없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깊어지면 손실위험이 함께 커지는 우발채무의 특성을 고려하면 하이와 HMC, SK, KB, 동부 등도 고위험군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꾸준한 리스크 진단이 필요하다"면서도 "과거 PF 대출은 사업계획과 함께 시작하는 브릿지PF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시행사와 시공사를 확보한 기착공 본PF 대출이 대부분이라 제2의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 초대형IB 부동산 투자한도 확대…투자여력 확보

증권사 우발채무 총량 대비 질은 개선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임에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꺾이면서 우려는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함께 부동산PF 부실로 저축은행들이 줄지어 문을 닫았던 과거의 트라우마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도 다른 한쪽에서는 증권업계의 부동산 투자 한도를 늘리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조달자금 중 현행 10%까지만 부동산 투자를 허용했던 것을 최대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초대형 IB가 추진되더라도 부동산 투자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기업금융 시장에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안 연구위원은 "부동산 투자 비중을 얼마까지 늘리느냐에 따라 우발채무 리스크도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PF 대출뿐 아니라 호텔, 오피스, 물류센터 등 수익증권 형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