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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는 '탈통신'…네이버·현대차는 '통신플러스' 이유는

  • 2020.12.17(목) 16:24

네이버, 로봇 간 데이터 교류 위해 '로컬 5G' 준비
MVNO, 커넥티드카·사물인터넷 등 확대 가능성↑

네이버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자료=네이버]
네이버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자료=네이버]

통신업계는 최근 '탈통신'이 유행이다. 통신 네트워크 기술은 갈수록 진화하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투자 비용은 많이 들고 고수익 성장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미디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뻗어 나가고 있다.

오히려 기존 통신서비스와 관련 없어 보이던 기업들이 통신 면허에 관심을 보인다. 네이버와 현대차가 대표적인 예다.

네이버, '브레인리스' 로봇 꿈꾸며 로컬 5G에 관심

네이버는 '로컬 5G'에 관심을 두고 있다. 통신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구축 및 운영하는 일반 통신망과 달리 로컬 5G는 특정 기업이 일부 지역에 한정해 통신망을 직접 구축하고 이용하기 위해 정부에서 할당받는 5G 주파수 대역이다. 

네이버는 경기도 분당 판교 제2사옥에 로봇에 필요한 5G B2B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로봇끼리 5G망을 이용해 연결하고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와 실제로 움직이는 본체를 분리해 통신으로 연결해도 고성능 로봇 제어가 가능한 '브레인리스 로봇(Brainless Robot)'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 지연속도가 짧으면서도 센서와 고성능 컴퓨터와의 끊임없는 데이터 교류가 필요해 5G 활용이 필수다.

네이버랩스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5G를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곳은 로봇이다"며 "5G로 지금까지 없었던 '브레인리스'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CES 2019에서 퀄컴과 함께 5G 브레인리스 로봇 시연에 성공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5G 연관산업 생태계 현황 및 시장 전망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로봇 분야에 5G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에 네트워크 기반 로봇 실현에 저해하던 응답 속도와 대역폭의 제약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5G 기술이 로봇에 활용되면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로봇의 연산 능력은 무한히 확장되고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되지만 단말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는 로컬 5G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로봇과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초저지연 통신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한국판 로컬 5세대 이동통신(5G) 개방'이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로봇친화형 제2사옥·글로벌 AI벨트'로 진화하는 네이버
5G 승부수 건 정부 '주파수 2배 늘린다'

네이버랩스 '브레인리스 로봇'
네이버랩스 '브레인리스 로봇'.[자료=네이버랩스 사이트]

MVNO로 커넥트카·IoT 등 다양하게 사업 확대

통신 네트워크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네이버뿐만은 아니다.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대·기아자동차가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 변경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완성차업체가 이동통신사로부터 네트워크를 빌려 자동차 고객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기아차는 기존에는 SK텔레콤 통신서비스를 이용해 차량 원격제어, 안전보안, 인포테인먼트 등의 '우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대차는 2015년 MVNO를 등록하고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블루링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르노삼성, 쌍용차, 테슬라코리아 등이 이동통신재판매(MVNO) 방식으로 차량제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과거에는 운전자가 '블루링크' 등에 가입하면 관련 요금을 이통사가 고객으로부터 받고 수익의 일정부분을 현대차에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MVNO 사업자가 된 후에는 운전자 고객으로부터 요금은 현대차가 받고 통신사에 망 도매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수익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바꾼다는 건 완성차 업체가 직접 서비스를 제어하고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통신을 활용해 차량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사업을 더욱 풍부하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MVNO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데이터 전용 중심의 MVNO 사업자 진입요건을 완화하는 '전기통신 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김 과장은 "MVNO 출발 자체는 데이터와 음성 구분 없이 허용됐지만 그동안 알뜰폰 중심으로 지원을 해왔다"면서 "5G 상용화로 MVNO도 데이터 중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진입장벽을 낮추고 데이터 도매대가를 낮추는 등의 제도적 틀을 맞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도매대가 낮추고 할인폭 키우고…살뜰한 '알뜰폰 대책'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통신회사가 아닌 기업들이 통신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모든 서비스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사에 의존하기보다는 로컬5G처럼 직접 통신 기지국을 구축하거나 MVNO처럼 통신망을 빌리고 관련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 서비스 및 사업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통신 기술 발전으로 5G 도입으로 인해 통신속도는 더 빨라지고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보안성이 높아지면서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이러한 통신 기술의 발달은 통신 그 자체로서의 서비스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센싱, 콘텐츠 등을 제공하기 위한 일상과 산업 전반에 필수재로 자리 잡고 있다.

민대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해외 주요국의 프라이빗 5G 도입 동향' 논문을 통해 "5G 통신은 기술 진화를 통해 기존 무선통신의 지연 문제와 속도 문제를 해결해 산업용으로 활용될 수준으로 발전했다"면서 "기존 개인 이용자 중심의 B2C 시장에서 B2B 시장으로의 확대로 많은 주요 생산설비와 기기들이 5G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돼 산업의 혁신과 지능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용어설명>
*로컬 5G : 일반 기업이 일부 지역에 한정해 통신망을 직접 구축하고 이용하기 위해 정부에서 할당받는 5G 주파수 대역
*MVNO(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 주파수를 보유한 이동통신망사업자(MNO)로부터 설비를 임대해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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