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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나라살림 더 빠듯해진다

  • 2013.09.26(목) 10:28

정부, 2014년 예산안 발표
정부수입 2조 줄고, 지출 16조 늘려
복지 예산 106조원..처음으로 100조원대 돌파

월급 372만원을 받는 직장인 K씨는 내년부터 월 2만원이 줄어든 370만원만 받는다. 경제 상황이 워낙 어려워서 회사가 수익을 제대로 못내고 있고, 직원들의 월급도 깎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 K씨가 내년부터 매달 쓸 돈은 358만원으로 늘어난다. 올해 말까지는 월 342만원을 쓰면 되지만, 내년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것저것 들어갈 비용이 많아지면서 월 16만원씩 더 지출해야 한다.

 

수입은 감소하는데 쓸 곳은 더 많아지니 살림살이는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대출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은행에 갚아야 할 빚도 464만원에서 515만원으로 50만원 가량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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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의 재정 상태에 '0' 여덟 자리만 붙이면 내년 정부 예산과 국가 채무의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경기 둔화로 세금이 덜 걷히면서 내년 정부가 벌어들일 수입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예산 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16조원 늘려 잡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과 기금을 모두 합친 국가 총수입은 370조7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0.5% 감소한다. 반면 내년 총지출은 357조7000억원으로 올해 짜놓은 예산에 비해 4.6% 늘렸다.

 

국세수입은 올해 216조4000억원에서 내년 218조5000억원으로 증가율이 1%에 불과할 전망이다. 국세수입 증가율은 2010년과 2011년 8%대였고, 지난해에도 5.5%를 기록했다.

 

내년 수입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재정지출을 대폭 줄여야하지만,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출을 계속 늘리기로 했다. 내년 예산 중 보건·복지·고용 분야에 가장 많은 105조9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교육과 일반·지방행정에도 50조원대의 자금이 투입된다.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각종 복지공약을 이행하는데 투입된다. 

 

국방 예산은 35조8000억원이 배정돼 올해보다 4.2% 늘어나고, 연구개발(R&D)과 공공질서·안전 부문도 내년 10조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쓰기로 했다.

 

내년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부문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줄어든다. 정부 예산을 줄이는 대신, 민간투자 활성화와 정책자금 증액으로 실질적인 투자규모는 확대한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재정 낭비요인을 줄이기 위해 각 부처에 걸쳐 있는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하고, 정부 보조금과 융자금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임금은 내년 동결하고, 업무추진비는 10% 절감 원칙을 세우는 등 공무원들의 솔선수범 행렬도 이어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경기회복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 적정 수준의 재정지출 유지를 지속할 것"이라며 "해야할 일은 다하면서 미래 위험에 대비한 중장기 재정여력 확충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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