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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계법인 바꿔 감사비 깎았다

  • 2016.09.09(금) 08:22

에쓰오일 21만원, 삼성화재 12만원 깎아
매출상위 30대기업 중 23곳 감사인 교체

대기업들이 회계법인에 지불하는 시간당 감사비를 지난 15년간 지속적으로 깎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업들은 감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사인(회계법인)을 자주 바꿔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감사비 삭감이 부실감사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삽화: 유상연 기자 prtsy201@
 
9일 비즈니스워치가 매출 상위 30대 기업의 2001~2015년 감사계약 내역을 분석한 결과, 회계법인의 시간당 감사비는 15년 사이 평균 9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1만7000원 떨어졌다. 30개 기업의 시간당 감사단가 범위는 2001년 기준 3만4000~31만8000원대에서 2015년 4만3000~13만3000원 선으로 '하향평준화'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감사 업무가 점점 복잡·전문화하면서 감사 소요시간이 대폭 늘어난 반면 감사비용은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시간당 감사 단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 에쓰오일, 32만→11만원
 
지난 15년동안 시간당 감사비를 가장 많이 깎은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2001년 31만8000원을 내던 에쓰오일은 2015년 10만8000원 수준으로 감사단가를 대폭 삭감했다. 회사는 2008년 감사인을 기존 삼덕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바꾸며 감사비를 크게 줄인 뒤(23만6000원→17만4000원) 현재까지 감사인을 삼일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감사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지 총 감사계약 금액 자체는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다음으로는 ▲삼성화재(-11만6000원) ▲대우조선해양(-8만9000원) ▲롯데쇼핑(-7만8000원) 등의 순으로 시간당 감사비를 많이 줄였다. 이들 기업은 모두 감사인 변경 과정에서 감사 계약금액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화재는 기존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을 2001년 안진으로 교체하며 22만원대이던 감사단가를 2004년 19만원대로 줄인 뒤 다시 삼정과 감사계약을 맺으며 안진과 거래에서 15만원대까지 줄여 놓은 감사단가를 12만원대까지 깎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간당 감사비는 분식회계 사태로 2015년 감사시간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4만원대로 추락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15년 사이 감사인을 2차례 바꾸며 감사단가를 기존 13만원대에서 7만~8만원까지로 줄였다. 
 
롯데쇼핑은 2005년 안진회계법인에서 삼정으로 감사인을 교체하면서 감사단가를 1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절반 가까이 줄인 뒤 삼정과 계약을 유지하며 조금씩 감사단가를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 감사인 변경=감사비 삭감
 
15년 동안 감사인을 1~3차례 변경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평균 감사단가가 줄어든 반면 감사인을 한번도 바꾸지 않은 기업에서는 감사단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15년간 30개사의 감사인 변경 횟수는 총 45번이며 이 중 감사단가가 크게 줄어든 경우는 28회(62%)에 이른다.
 
특히 감사인을 6년에 한번 꼴로 교체하는 기업이 조사대상 30곳 중 9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감사단가 절감 폭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대우조선해양 ▲삼성화재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SK텔레콤 등이 감사인을 각각 2번씩 바꿨다.  
 
SK하이닉스는 2001년부터 2015년 사이 총 4번에 걸쳐 감사인을 바꿨다. 삼일에서 삼정(2004년), 삼정에서 한영(2005년), 다시 삼일(2011년)에서 삼정(2014년)의 순이다. 교체 때마다 감사단가는 거듭 줄어 2001년 8만4000원에서 2015년 6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SK네트웍스의 경우 2002년 한영회계법인의 전신 영화회계법인이 감사범위 제한 등의 사유로 한정의견을 내자 이듬해 삼일로 감사인을 교체했다. 이후 삼일에서 삼정(2008년), 삼정에서 다시 한영(2013년)으로 총 3차례 감사인을 교체하면서 감사단가를 2001년 10만4000원에서 2015년 8만1000원대로 줄였다.
 
 
반면 지난 15년간 감사비를 가장 많이 올린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일회계법인과 감사계약을 이어 온 삼성전자는 2001년 3만4000원이던 시간당 감사비를 2015년까지 8만4000원으로 5만원 올렸다. 2001년에는 포스코대우와 함께 감사단가가 3만대로 가장 적은 축에 속했는데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LG유플러스의 시간당 감사비(4만5000원→9만3000원)가 15년 사이 많이 올랐으며, 그 뒤를 삼성생명(4만8000→9만5000원)이 따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15년째 삼일과 감사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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