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딸이 다니는 중학교 근처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주하는 집을 중개업소에 내놓고 새 아파트를 취득할 생각인데요. 현재 2주택자인 김씨는 다주택자 중과세 방안이 시행되는 내년 4월 이전과 이후에 집을 팔면 양도세 차이가 얼마나될지 궁금합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지난 8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대책을 발표한 이후, 아파트를 사고 파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세금입니다.
중과 대책으로 인해 양도세를 얼마나 더 내는지만 알아도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텐데요. 그래서 택스워치가 세무법인 다솔의 박정수 세무사에게 서울의 주요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액 계산을 의뢰, 산출해봤습니다.
◇ 양도세 어떻게 계산했나
정부가 발표한 중과세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기본세율에 10~20%포인트를 추가한 세율을 적용하고, 세액의 일부를 깎을 수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하는 내용입니다. 이미 투기지역으로 묶인 서울의 11개구는 대책 발표 다음 날인 8월 3일부터 3주택 이상자에 한해 10%포인트 추가 세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서울 투기지역 11개구에서 대단지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평형 하나씩을 뽑아 양도차익을 계산했습니다. 해당 아파트에서 2017년 10월 실제 거래된 가격을 추출했고, 2012년 10월에 취득해 5년 보유한 것으로 가정했는데요.
실제 세액은 1주택자와 2주택자, 3주택자로 나눠서 2017년 10월에 매도한 경우와 2018년 4월에 매도할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2주택자는 현재는 중과세율이 아닌 기본세율(6~40%)을 적용 받지만 내년 4월에는 10%포인트 추가세율(16~52%)로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투기지역 3주택자는 현재도 10%포인트 추가세율(16~50%)을 적용하고 내년 4월에는 20%포인트 늘어난 중과세율(26~62%)로 양도세를 냅니다. 투기지역 2주택자와 3주택자는 내년 4월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반영했습니다.
◇ 5년간 양도차익 '은마>반포자이>파크리오'
투기지역 11개 대단지 아파트 가운데 양도차익이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 은마아파트입니다. 2012년 10월 당시 8억8100만원에 팔렸는데 5년 만에 6억5900만원 오르면서 75%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초구 반포자이는 지난 10월 18억4100만원에 팔려 5년 전보다 5억7600만원(상승률 46%) 올랐습니다.
송파구 파크리오는 5년 전 7억6000만원에서 지난 달 11억8500만원으로 56% 올랐고, 용산구 한가람아파트는 같은 기간 8억3500만원에서 11억7000만원으로 40% 상승했습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4단지는 10월 거래가격이 9억원으로 고가주택 기준에 도달했고 5년전 대비 상승률은 55%에 달했습니다.
이어 마포구 대흥태영아파트 44%, 영등포구 문래자이와 강서구 우장산아이파크이편한세상이 각각 32%, 강동구 롯데캐슬퍼스트 29%, 노원구 그랑빌 23%씩 올랐습니다. 성동구 행당대림아파트는 5년 전 4억8000만원에 거래되다가 지난 10월 6억5000만원으로 35% 올랐습니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 1주택자, 내년 4월 팔아도 'OK'
투기지역에서 1주택을 가진 경우에는 올해나 내년 4월 이후에 팔더라도 세액 변동이 없습니다. 1주택자는 실거래가 9억원이 넘는 경우에만 양도세를 내는데, 다주택자 중과 대책이 시행되더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80%)가 그대로 적용되고 중과세율도 적용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마아파트를 5년 보유하다가 파는 1주택자는 10월 실거래가 15억4000만원에 팔 경우 4630만원의 양도세가 나옵니다. 반포자이는 양도차익(5억7600만원)은 은마보다 적지만 양도세는 오히려 515만원 더 나옵니다. 반포자이의 양도가격이 은마보다 3억1000만원 높아서 과세대상 양도차익(9억원 초과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죠.
목동 14단지는 1세대1주택 비과세 기준인 9억원에 걸쳤기 때문에 양도세를 내지 않습니다. 이밖에 대흥태영과 문래자이, 우장산아이파크이편한세상, 강동롯데캐슬퍼스트, 행당대림, 그랑빌 등은 실거래가 9억원 미만이라서 비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 2주택자, 양도세 최대 2배 부담
주택을 2채 가진 사람이 투기지역의 아파트를 내년 4월 이후 팔면 양도세 부담이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됩니다. 노원구 그랑빌을 5년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이 9000만원인데, 2주택자가 내야할 양도세는 1379만원입니다. 이 아파트를 내년 4월 이후에 팔면 양도세는 2698만원으로 96% 늘어납니다.
행당대림은 내년 4월 이후 팔 경우 양도세가 2882만원(75%) 늘어나며 강동롯데캐슬퍼스트 3098만원(74%), 우장산아이파크이편한세상 3167만원(73%), 문래자이 3228만원(72%)씩 각각 늘어납니다.
은마와 반포자이의 2주택자는 각각 1억2355만원(58%), 1억683만원(59%)씩 양도세가 증가하고 파크리오는 7582만원(59%) 늘어나는데요. 양도차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파트의 2주택자가 내년 4월 이후 양도세 증가율이 크고, 고가 아파트는 양도세액 자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3주택자, 은마 양도세 4억원 내야
투기지역의 3주택자는 이미 10% 포인트의 양도세 가산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관계로 2주택자에 비해 더 많은 세액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를 파는 3주택자가 내야할 양도세는 2억7437만원으로 2주택자보다 6134만원의 세금을 더 내는데요. 내년 4월 이후에 판다면 양도세는 4억879억원까지 치솟게 됩니다.
반포자이를 보유하고 있는 3주택자는 현재 2억3585만원에서 내년 4월 3억5219만원으로 양도세가 늘어나고, 파크리오는 같은 기간 1억6808만원에서 2억5091만원으로 증가합니다. 이들 3개 아파트를 내년 4월 이후 파는 3주택자의 양도세 증가율은 각각 49%입니다.
양도차익이 적을수록 3주택자 양도세 증가율은 더 높아지는데요. 노원구 그랑빌의 경우 내년 4월 양도세 증가율이 67%(1467만원)까지 올라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