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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 창비, 재고자산·미지급인세 증가세

  • 2015.06.19(금) 11:00

창비, 09년 '엄마를 부탁해' 열풍으로 실적 급등
재고 늘고 인세 밀려..주주에 금전대여 및 담보제공도

 

출판사 창비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표절 논란에 빠진 소설가 신경숙(사진)을 감싸고 돌면서다.

오길영 충남대 교수는 SNS에 “신경숙을 옹호하는 창비의 입장은 결국 자신의 매출을 올려주는 유력한 상품을 무조건적으로 지키려는 안간힘”이라고 썼다.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사실 여부를 떠나, 기업으로서 창비의 회계장부를 뜯어봤다.

창비의 전성기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 전성기는 소설가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불을 지폈다. 2008년 11월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그 이듬해 곧바로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스테디셀러가 됐다. 2012년 4월 누적 판매 부수 200만부를 돌파했다.

이는 창비 실적으로 이어졌다. 매출은 2008년 127억원에서 2009년 19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2008년 9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은 일년 뒤 25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창비가 소설가 신경숙씨에게 많은 '신세'를 진 셈이다.

창비의 2009년 매출 192억원 중 ‘엄마를 부탁해’ 매출은 90억원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엄마를 부탁해’ 매출은 꾸준히 이어져, 2011년에도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0년에는 교과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실적이 한 단계 더 뛰었다. 매출은 2010년 178억원에서 2011년 30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0년 9억원에서 일년뒤 54억원으로 약 6배 급증했다.


창비 관계자는 “2010년 말부터 교과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2011년 매출이 80억원 정도 늘었다”며 “‘엄마를 부탁해’ 매출 기여도는 2009년에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실적은 부진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감소추세다. 2011년 3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2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1년 54억원에서 지난해 15억원으로 급감했다. 2012~2014년 3년간 창비는 단 번도 연간 베스트셀러 20위권(교보문고 기준) 안에 들어가는 책을 만들지 못했다. 이 기간 신경숙도 창비에서 소설을 내지 않았다.

창비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60억원을 넘겼다. 재고자산은 2005~2009년 5년간 3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가, 2010년 5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매년 조금씩 늘던 재고자산은 작년 61억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재고가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회사 경영에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매출이 감소하는데 재고가 느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미지급인세도 증가 추세다. 미지급인세는 출판사가 작가에게 진 빚(부채)이다. 창비의 작년 미지급인세는 23억원이다. 2013년보다 12% 늘었다. 2006년보다는 약 2배 늘었다.


이 관계자는 “교과서와 참고서 등은 연말에 제작해 그 다음해 신학기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재고 자산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이 늘어난 만큼 인세가 늘었다”며 “창비만큼 작가에게 정확히 인세를 지급하는 출판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창비는 주주와 임원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 창비는 2009년 회사 주주에게 10억원을 빌려줬고, 2013년 12억2500만원으로 늘었다. 이 돈은 회계 계정상 장기대여금으로 분류됐다. 1년 안에 갚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창비는 2013년부터 주주에게 30억원의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비가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에 맡겨둔 단기금융상품 30억원은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창비는 또 주주의 차입금에 대해 15억4000만원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창비 주주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31.1%), 김윤수 씨(18.8%), 백 교수의 부인인 한지현(7.8%) 씨, 고세현 창비 고문(7.1%) 등이다. 누구에게 돈을 빌려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주에게 배당은 매년 잊지 않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3500만원을 배당하던 창비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매년 7000만원을 배당했다. 이후 1억7500만원(2011년), 2억332만5000원(2012년), 1억6943만7500원(2013년), 1억3555만원(2014년) 등 매년 1억원 이상을 배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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