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가 28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HDC신라는 강남 아이파크타워(왼쪽), 신세계DF는 센트럴시티(오른쪽)를 신규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마감(오는 10월4일)을 엿새 앞두고 각 기업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신규 특허신청 지역 대부분이 강북에 몰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강남이 면세점 격전지로 떠올랐다.
HDC신라면세점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2호점 입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데 이어 올해는 코엑스몰 맞은 편에 면세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아이파크타워는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무역센터점과 불과 500여m 떨어져있으며, 현재 영업 중인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는 길(영동대로)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양창훈·이길한 공동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2호점은 국산·중소중견기업 브랜드가 주인공인 매장"이라며 "쇼핑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음식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공유되어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여행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세계DF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있는 '센트럴시티'를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곳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좋은 데다 백화점(신세계 강남점), 호텔(JW메리어트호텔서울), 쇼핑몰(파미에스테이션)이 모여있어 쇼핑·관광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신세계DF는 최근 리뉴얼을 단행한 신세계 강남점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점은 지난 2월말 증축을 통해 서울지역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난데 이어 지난달 초 기존 영업공간에 대한 리뉴얼도 마쳤다. 증축효과 덕분에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강남점 매출은 약 30% 늘었고, 구매고객은 900만명에 달했다.
신세계DF 관계자는 "센트럴시티의 쇼핑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관광객 수요를 창출하고, 다양한 연계 상품과 교통망을 통해 서울 동남권은 물론 전국으로 그 파급효과를 확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면허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기존 영업공간(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워커힐면세점)을 내세워 재도전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7일 면세점 입점로비 의혹 등에 연루된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의 등기임원 사퇴 사실을 알리며 과거와의 단절 의지를 나타냈고,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특허권 획득 의지를 표명했다.
최 회장은 "호텔과 면세점을 비롯한 워커힐 전체 매출을 향후 3년 내 연간 1조원 수준으로 키울 것"이라며 "서울 동북권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말 일찌감치 무역센터점으로 시내면세점 후보지를 발표한 현대백화점은 이번에는 결코 놓칠 수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내세운 HDC신라면세점에 비해 카지노와 공항버스터미널 등의 접근성은 무역센터점이 더욱 뛰어나다며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에 밀려 특허권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관광특구인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고, 인근 한전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건립되는 등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 거점으로 개발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시내 면세점 입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