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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6개월 무료체험'…쿠팡의 '독한' 단골만들기

  • 2019.01.09(수) 15:08

쿠팡, 유료회원 가입자 모두 올 1분기 '무료 이용'
이베이·롯데홈쇼핑도 공들여…가격경쟁 벗어날까

▲ 이베이코리아(왼쪽)와 쿠팡의 유료회원제 모집 광고 화면.
 
'로켓와우 가입하면 100% 무료배송, 90일 무료체험'(쿠팡)
'연회비 3만원으로 평균 28만원 혜택, 한 달 무료이용'(이베이코리아)
'1월 내 엘클럽 가입하면 추첨해 100만 포인트'(롯데홈쇼핑)

최근 유통업계에선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유료회원 모집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충성 고객을 다수 확보해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는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앞서 창고형 마트 코스트코가 유료회원제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고, 이후 지난 2017년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유료회원제를 선보인 뒤 꾸준히 고객을 모아왔다. 그러다 쿠팡이 최근 무료체험 3개월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와 공세를 펼치면서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유료회원제가 정착할 경우 그동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벌어졌던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특정업체가 유의미한 규모의 회원 모집에 성공할 경우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유료회원 모집 열풍이 또 다른 형태의 '가격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쿠팡·이베이코리아 등 유료회원 모집 경쟁

최근 쿠팡은 유료회원 모집을 위해 말 그대로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선보인 '로켓 와우' 가입자에게 3개월간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로켓 와우'는 월 2900원을 내면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고, 당일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출시 기념 이벤트로 무료 체험을 진행하는 데다 이후 조건 없이 해지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일단 가입하고 보는 게 이득이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쿠팡은 초반 흥행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기존 가입자들에게 무료체험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해주는 카드까지 꺼냈다. 이에 따라 멤버십 가입자들은 적어도 올해 3월까지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커머스 업계에선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7년 4월부터 스마일 클럽이라는 유료회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매년 3만5000원의 스마일캐시를 지급하고, 할인쿠폰이나 무료배송쿠폰 등을 제공한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한 달 무료 체험 등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입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티몬도 지난해 4월부터 슈퍼세이브라는 유료회원 서비스를 시작했고, 홈쇼핑 업계에서도 롯데홈쇼핑이 최초로 엘클럽이라는 프로그램을 지난해 10월부터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은 애초 지난해 말까지 1만명 가입을 목표로 내놨는데 11월에 이를 조기 달성했다. 현재 회원 수는 2만8000명이다.

◇ 한국의 '아마존 프라임' 나올까


유료회원제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여겨진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유료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이 대표적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119달러를 내면 무료 배송서비스나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인데, 가입자 수가 1억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일반 회원보다 거래액이 두 배나 많았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단골'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벌어졌던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마존 프라임 회원과 비회원의 연간 평균 구매액 비교. (자료=하이투자증권)

아마존 프라임 이용자의 경우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매액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고객이 다른 경쟁사로 가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이른바 '록인(lock-in)'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선 아직 대규모 충성 고객을 확보한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업체가 의미 있는 규모의 유료 회원 수를 확보할 경우 업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경우 2조원 투자 유치로 실탄을 확보한 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무료체험 기간이어서 유료 전환 이후 고객을 얼마나 잡아두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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