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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신격호]⑥차명 유산, 롯데 뇌관될까

  • 2020.01.21(화) 16:46

종업원지주회, 신 명예회장 차명주식 '변수'
상속 이뤄지면 롯데 지배구조 뒤흔들 '이슈'

국내 대기업 마지막 창업 1세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문학청년이던 그는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 끝에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일궜다. 껌으로 시작해 식품, 유통, 화학, 건설, 제조, 금융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 양국 경제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하지만 그는 늘 경계인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큰 업적을 이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어느 곳에도 깊게 뿌리박지 못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약 한 세기에 가까웠던 경계인 신격호의 삶을 시기별로 재조명하고 그가 남긴 업적과 숙제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로 롯데그룹이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룹 내 신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계열사를 통틀어봐도 그다지 높지 않아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차명으로 가지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등을 통해 여전히 한국 내 롯데 계열사에 상당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 명예회장의 별세에 따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국내 롯데 계열사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롯데그룹 지분구조 정점은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 부회장)이다. 신동주 회장이 50%+1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대주주다.

하지만 지분율 상으로는 대주주지만 지배력은 이미 끊긴 상태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가진 종업원지주회의 존재 때문이다.

종 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연합회로 참여자는 약 13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종업원지주회 참여자는 주식 매매가 불가능하지만 주당 6엔(액면가 12%)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를 떠날 경우 종업원지주회 자격을 상실하며 액면가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종업원지주회는 지난 1969년 롯데그룹이 롯데마린스를 인수하면서 만들었다. 당시 일본에서 야구단을 운영하려면 인수 법인의 지분 과반이 일본인이어야 했다. 이에 신 명예회장은 본인의 한국 국적을 계속 유지하는 대신 보유주식 일부를 종업원지주회 명의로 돌려 본인의 지분율을 낮췄다.

이후 종업원지주회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됐다. 그동안 종업원지주회는 신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서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동주 회장의 광윤사가 지분 28.1%를 가지고 있지만 종업원지주회 지분 27.8%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개인 지분 4.0% 등을 더해 광윤사의 지배력 행사를 막고 있다.

2015년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신동주 회장은 그 이후에도 계속 종업원지주회의 포섭을 시도 중이다. 2016년에는 종업원지주회에 신동빈 회장을 해임해준다면 종업원지주회 1인 당 25억원 규모의 홀데홀딩스 주식을 나누어주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또 작년엔 본인의 이사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두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종업원지주회의 지분은 그동안 사실상 신 명예회장의 차명재산으로 분류돼왔다. 이를 신동주 회장이 상속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주식을 차명주식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일본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이슈로 현재로선 어떻게 판결이 날 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차명주식으로 인정돼 상속에 성공한다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는 다시 바뀐다. 장남과 차남이 종업원지주회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가질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를 지배하고 있는 신동주 회장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97%를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도 신동주 회장이 지배하게 된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중간 지주사다. 롯데지주 지분 11.04%를 보유한 3대 주주면서, 롯데물산(31.13%)과 롯데알미늄(38.23%) 롯데건설(43.07%) 롯데렌탈(25.67%)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동주 회장이 종업원지주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느냐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이사해임 안건 등이 상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호텔롯데의 상장을 미뤄온 것이 뼈아플 수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줄인 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그림이 신동빈 회장에겐 지배구조 강화의 최종 시나리오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의 움직임에 따라 이 구상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한편 종업원지주회 지분의 상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 롯데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신 명예회장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계열사 중 롯데지주(지분 3.10%),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다. 비상장사는 롯데물산(6.87%) 지분도 있다.

일본 계열사 중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분은 상속인 간 협의에 따라 배분될 전망이다.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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