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신세계가 기사회생했다. 신세계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올해까지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내년 이후에는 안정적인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백화점·면세점 등 실적 개선…"빠른 회복세"
신세계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2144억 원, 25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2%, 73.8% 감소한 수치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 코로나19 사태에 취약한 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신세계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3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계열분리한 이후 첫 분기 적자다. 하지만 3개월 만인 3분기에 흑자 전환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일단 백화점이 매출액 3638억 원으로 회복했다. 전년보다는 5.5% 줄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2.8% 신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281억 원으로 전분기(143억 원)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4.6% 줄었다.
신세계는 "강남점 등 지역 1번점 전략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의 실적 선도와 타임스퀘어 리뉴얼 등을 통한 오프라인 백화점의 경쟁력 강화 등 지속적인 유통 혁신에 주력한 결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들 역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화장품과 패션 부문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력인 면세점 화장품 사업의 실적이 회복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26억 원 적자에서 7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면세점 부문인 신세계DF 역시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과 면세품 내수 판매 등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전분기(-370억 원)보다 줄였다.
◇ 코로나19 여파는 지속…"내년 정상화 기대"
다만 신세계가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실적을 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많다. 당장 올해까지는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분석이다.
우선 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다소 회복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백화점 매출 반등을 이끌고 있는 명품과 가전 등의 품목은 마진이 낮아서다. 매출이 증가해도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면세점의 경우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지만 해외 여행객을 통한 안정적인 매출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명품과 가전의 매출 호조는 지속할 트렌드이기 때문에 지속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백화점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인천공항 임대료 할인으로 66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아직 흑자 전환은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실적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이익 수준은 아쉽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딛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평가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해외여행 수요의 내수 전환 등으로 내년 내수 소비 환경은 우호적일 수 있다"면서 "신세계의 백화점과 주요 계열사의 회복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