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섬, 매년 파리 간 이유 있었네…해외서 답 찾는다

  • 2025.01.10(금) 07:00

얼어붙은 의류 소비…수익성 '뚝'
글로벌 공략 속도…"생존에 필수"
브랜드 영향력 확대…유통망 확보

/그래픽=비즈워치

한섬의 올해 타깃은 글로벌 시장이다. 고물가로 국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상고온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력 사업인 패션과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화장품을 앞세워 해외 판로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내수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

업계에서는 지난해 한섬의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감소한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부터 꾸준히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는 예견된 결과다. 패션 산업은 경기 변동과 계절에 민감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내수 침체와 더불어 비교적 온화한 날씨 탓에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 의류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특히 한섬은 코트와 같이 고가의 아우터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 따라서 1년 중 4분기(10~12월)가 가장 중요한 시즌이다. 하지만 판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실적 반등도 쉽지 않을 모습이다. 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국내 패션 시장이 올해도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 시장의 상황이 이렇자 한섬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우영미'와 '준지' 등 K패션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한류 열풍 속 점차 잠재력을 드러내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한섬이 해외 시장을 노리는 이유 중 하나다. 아울러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해외로 나가자"

한섬은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스템', '타임' 등 자체 패션 브랜드(PB)를 뉴욕, 런던, 밀라노와 함께 4대 패션위크로 불리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시키며 인지도 쌓기에 주력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는 현지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생각이다.

시스템·시스템옴므의 2024년 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사진=한섬 제공

시스템의 경우 현지 주요 백화점 내에 단독 매장을 마련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은 지난해 7월부터 파리를 대표하는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선보인 후 사라지는 팝업 매장과 달리 시스템은 이달 말까지 반년간 연다. 오랫동안 개장하는 것은 통상 백화점 입점을 염두에 둔 절차 중 하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유럽 공략에 나선 타임은 플래그십 스토어, 백화점 오픈을 추진해 존재감을 키울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선 타임의 해외 진출을 두고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1993년 론칭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우려와 달리 타임은 작년 패션위크 기간에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섬 제공

새 먹거리인 화장품 사업의 글로벌 진출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2021년 뷰티 시장에 선보인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해외 면세점에 추가 입점시키는 게 주요 골자다. 오에라는 주력 제품 가격이 20만~120만원대로 고가 라인에 속하지만, 중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상시 제공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섬은 오에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 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의 흡수합병 절차도 마무리를 지은 상태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 브랜드는 높은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도 분명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리를 시작으로 자사 패션 브랜드들의 영향력을 점차 넓혀 국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에라는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한 인지도 제고와 매출 볼륨화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