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오프라인 지점 적용을 두고 논의 중인 가운데 은행별로 온도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오프라인 지점 적용에 대한 의견을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이고 금융결제원에서 담당자들이 모여 검토, 논의 중이다.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오픈뱅킹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은행 점포에서도 대면거래로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바일뱅킹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 등이 사전동의를 거쳐 지점 창구 직원의 모니터에 고객이 보유한 다른 은행 계좌를 보여주는 방식이 거론됐다.
오픈뱅킹이 오프라인 지점에 적용되면 은행과 상관없이 모든 금융서비스를 가까운 모든 은행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적금, 이체, 송금까지 모두 이용 가능하고 디지털 소외계층의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영업 창구에서 직접 알려주고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입 시기는 내년 4월께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내년 4월쯤이면 도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에서 밀고 있는 사업이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금융당국이 푸시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입장차가 크지만 결론은 빠르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금결원에게는 실적이기 때문에 은행보단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픈뱅킹이 오프라인 지점에 적용되면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 이탈과 수익성 악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고객들이 자의로 은행을 선택해 이용하고 있지만 오픈뱅킹이 영업점에도 적용된다면 집 근처 은행을 가기 때문에 고객 이탈과 유치를 반복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에 적용되자 마자 은행들끼리 먹고 먹히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심하게는 문 닫는 은행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영업점을 적용한다고 치면 창구 직원이 고객의 전 계좌를 확인 가능해 타은행 계좌 쓰고 있는 것을 바로 유치 가능하다"며 "우린 노조에서도 반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