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손꼽히는 실적을 거뒀다. 가전사업본부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결과다. 권봉석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TV, 모바일 사업은 전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거두며 아쉬움을 남겼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14조9151억원을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전기 15조7723억원, 전년동기 15조1230억원 대비 각각 5.4%, 1.4% 떨어진 수치다. 앞서 발표한 잠정실적(14조9159억원)과 비슷하다.
영업실적도 잠정실적(8996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9006억원으로 직전 분기 757억원 대비 약 12배 뛰었지만, 지난해 1분기 1조1078억원 대비 18.7% 감소했다. 지난해 워낙 좋은 실적을 달성한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범위를 넓혀보면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된 2010년 기준 세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1분기 1조1078억원, 2017년 1분기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적자를 본 LG이노텍 실적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9106억원으로 더 높아진다.
수익성 지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3%로 고점을 찍은 뒤 매분기 떨어지다가 이번 분기 6%로 반등했다.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일등 공신'이었다. 영업이익이 7276억원으로 전년 5576억원 대비 30.5% 늘었다. 개별 사업본부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7000억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내시장에서 미세먼지 우려로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유럽, 아시아 시장 제품판매 호조도 영향을 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사업 양대축인 TV 담당 HE사업본부는 예년만 못한 실적을 보였다. 이 사업본부는 영업이익이 1년새 39.5% 줄어든 3465억원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등 신흥시장 화폐가치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6분기 연속 적자(2017년 1분기 컴패니언 디바이스 사업본부 편입 전 기준)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액이 2035억원으로 전년 1318억원 대비 손실폭이 커졌다. 지난 3월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ThinkQ)를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 및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덜미가 잡혔다.
LG전자는 HE사업본부를 맡던 권봉석 사장이 MC사업본부 수장을 겸임하게 하는 등 휴대폰 사업 체질을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엔 국내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도 몰두 중이다.
LG전자는 조만간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V50 씽큐를 출시해 MC사업본부 성장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5G 모델 출시를 통해 매출 성장의 전환점 및 모멘텀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수익 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의미 있는 손익 개선 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