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에 직면한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2월 신용등급이 한단계 떨어진지 8개월만에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에는 다시 '부정적' 꼬리표가 붙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4일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올해 2월 AA에서 AA-로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더는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는데 입장을 바꿨다.
가장 큰 요인은 실적부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436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 적자만 9375억원에 달했다.
한신평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큰 폭 저하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안정화를 위한 비용부담이 지속돼 이익창출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OLED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영업현금 창출력도 약화돼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적자로 빚을 갚을 여력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LCD가 BOE, CSOT 등 중국 패널업체들의 증설로 공급과잉이 벌어지자 직격탄을 맞았다.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OLED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다보니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차입금의존도)도 2017년 19.2%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2.3%로 뛰었다.
일반적으로 등급전망은 2년 이내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그때 그때 달라지는 분기 실적보다는 추세적인 흐름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신평이 '부정적' 전망을 붙인 건 LG디스플레이의 실적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걸 의미한다.
한신평과 경쟁관계인 한국기업평가도 LG디스플레이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등급전망에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별도의 '스페셜 코멘트'를 내고 올해 안에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의 적정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올해 3분기 손실규모는 예상을 크게 벗어난 수준"이라며 "실적악화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로 재무완충력과 재무지표 개선여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해외 신평사들도 LG디스플레이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4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LG디스플레이를 언급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LG디스플레이가 거둔 당기순손실을 지분율만큼 손익계산서에 반영한다. 스마트폰 사업부진으로 고전하는 LG전자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디스플레이 시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S&P는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의 공급과잉 심화와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올해 약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사업부 구조조정으로 인해 손실 규모가 감소하면서 내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영업손실 규모를 전반적으로 감소시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