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S이링크 기업공개가 목표입니다. LS이링크와 LS MnM 상장 사이 1~2개 계열사 추가 상장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상장하는 시장은) 국내가 될 수도, 해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상장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내 LS이링크를 시작으로 2027년 예정된 LS MnM까지 최대 4개 계열사 상장을 추진한다는 구상인데요. 구 회장의 적극적인 상장 계획을 두고 재계 내에선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이후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030년 이후 계열분리 시나리오?
20여년간 이어진 LS그룹의 전통은 '사촌경영'입니다. LS그룹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6형제 중 넷째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그의 두 동생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힘을 모아 지난 2003년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그룹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고 구두회 전 예스코 명예회장의 유일한 아들이자 범LG가 2세 아들 중 막내입니다.
LS그룹은 사촌 공동 경영 방식에 따라 창업주의 2세들이 9년마다 경영권을 승계하고 있는데요. 관례에 따라 구 회장은 2030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고, 오너 3세에게 회장직을 물려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기존처럼 3세들이 그룹 회장직을 순차적으로 맡게 될 것이라 단언하긴 힘듭니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지분이 복잡해지고 결속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LS그룹은 오너 3~4세로 내려가면서 지분이 잘게 쪼개져 특정인이 경영권을 장악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오너 일가 25여명(여성·미성년 포함)이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LS 지분율은 28.5%입니다. 구 회장이 3%대, 구동휘 LS MnM 부사장과 구자용 E1 회장이 각각 2%대를 지녔고 나머지 22명은 0~1%대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또 가문별 지분율은 △구태회家 9.47% △구평회家 13.63% △구두회家 5.40% 등으로 파악됩니다. 태·평·두 삼형제 가문은 현 지주사 체제를 유지함과 동시에 LS전선(구태회家)·E1(구평회家)·예스코홀딩스(구두회家) 등 주요 계열사를 위주로 경영권을 공고히 해오고 있는데요. 이는 3개 지주사 체제로의 재편 가능성이 언급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LS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연이어 기업공개에 나서고 있는 배경도 계열분리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계열사 상장 후 친족 간 지분스왑이나 매각 등을 통해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언급됩니다.
이는 구 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LS 비전 2030'과도 맞물리는데요.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 등 신사업에 보다 속도를 내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재계는 이 역시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LS 측은 과대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LS 관계자는 "계열사 상장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세 승계 촉각…구본규·구동휘 양강 2파전
한편 LS그룹 내 3세 경영이 무난히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르면 장손인 구본웅 씨가 차기 회장에 올라야 하지만, 그는 현재 벤처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LS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그룹경영을 떠나있는 셈입니다.
LS 3세 중 경영에 참여 중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구본규 LS전선 사장·구동휘 LS MnM 부사장·구본권 LS MnM 전무 등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구본규 사장과 구동휘 부사장이 꼽힙니다.
구본규 사장은 오너 3세 가운데 간판 계열사인 LS전선 대표이사직에 처음 오른 인물입니다. 800억원 이상 영업 적자를 이어가던 LS엠트론 경영 실적을 흑자로 이끌어 경영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이에 2021년 말 LS전선 대표이사로 선임, 부임 첫해부터 성과를 내면서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구동휘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LS일렉트릭에서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겼고 한 달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했습니다. 현재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며 기업공개 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LS 지분율에서는 구 부사장(2.99%)이 구 사장(1.16%) 대비 다소 유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오너일가들의 보유지분 자체가 워낙 적어서 차이가 크진 않습니다. 이에 결국 승계 방향은 각자의 경영 능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산업의 흐름과 경제 상황 등을 고려, 기업을 관리하는 경영성과에 따라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열분리는 규모의 경제 및 시너지 효과가 약화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책임경영 독립경영을 통해 성과를 직접 나타낼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