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신규상장 한달만에 전환사채(CB) 물량이 대거 풀리는 핀텔, 역시 신규상장기업인 아이씨에이치 사례를 통해본 무상증자 권리락 이야기, 고려아연의 3분기 실적과 회사의 방향을 정리해봤어요.
상장 한 달 만에 CB 대거 풀리는 핀텔
지난달 20일 코스닥에 상장한 영상분석 솔루션 기업 핀텔이 조만간 주식 수급(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적지 않은 물량부담을 겪을 것으로 보여요. 이유는 핀텔이 어제(2일) 오후 늦게 발표한 '전환청구권 행사'란 제목의 공시 때문인데요. 이게 무슨 내용이냐 하면요.
핀텔은 코스닥 상장 전인 2021년 3월과 4월 각각 15억원, 12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어요. 전환사채를 사간 투자자들은 발행 1년 후부터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 이때 회사는 총 135만주(전환가격 1주당 2000원)에 달하는 주식을 새로 찍어서 투자자에게 줘야 하는 조건이었는데요.
발행 1년이 훌쩍 지나면서 투자자들이 언제든 주식 전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핀텔은 지난달 20일 전환가격의 4배가 넘는 공모가 8900원(희망공모가 상단)으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했어요. 이에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 전환을 요구했다는 게 이번 공시 내용.
이번 주식 전환으로 핀텔은 총발행주식의 85만주(총발행주식의 8.54%, 나머지는 아직 주식전환 안함)를 새로 찍어내 전환사채 투자자들에게 줘야 하고요.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1주당 2000원에 취득한 후 곧바로 현재 주가 수준(2일 종가 8440원)으로만 팔아도 4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어요. 바꿔 말하면 핀텔의 일반 주주들은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내뿜을 것이 거의 확실한 차익매물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죠.
다만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1주당 2000원에 받아 갈 주식 전환물량은 오는 16일 투자자들의 계좌로 들어가긴 하지만 일반적인 전환사채 물량과 달리 이날부터 곧장 내다 팔 수는 없어요. 이유는 핀텔처럼 신규상장기업이 상장일에 근접한 시점에 발행한 주식 또는 주식연계채권은 상장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매도제한이 있기 때문.
그렇다 해도 이번 주식전환 물량 85만주 가운데 75만주는 상장 1개월(11월 19일) 후 매도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이 물량에는 핀텔의 코스닥상장을 도와준 주관사 대신증권 몫(25만주)도 있고요. 핀텔의 나머지 주식 전환물량 10만주, 그리고 아직 주식으로 바꾸지 않은 전환사채 물량(50만주)은 주식으로 바꾸더라도 모두 상장 1년까지는 매도할 수 없어요.
무상증자 권리락 주의할 점 f. 아이씨에이치
코스닥 상장 필름형 박막안테나 전문기업 아이씨에이치가 200% 무상증자 후속 조치로 3일 권리락이 발생해요. 지난 7월 29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이 회사는 상장 3개월만인 지난달 20일 보통주 1주당 2주를 나눠주는 200% 무상증자를 발표했는데요.
권리락 전날인 2일 종가는 2만150원이었지만, 권리락이 발생하는 3일에는 '3분의 1' 수준인 6720원을 기준주가로 삼아 거래를 시작해요.
왜 '3분의 1' 수준으로 시작하느냐 하면요. 무상증자 전 1주를 가진 주주는 2주를 공짜로 더 받아 무상증자 이후 총 3주를 보유하죠. 이 상황에서 늘어나는 주식만큼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정해주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주식가치 그리고 주식가치의 모두 더한 값인 시가총액은 회사의 실적 등 기초체력과 관계없이 어느 날 갑자기 2배, 3배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하겠죠. 이런 걸 허용한다면, 아마도 모든 회사가 무상증자를 해서 시가총액을 무한대로 뻥튀기할 수 있겠죠.
따라서 무상증자 권리락은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주식 비율만큼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춰, 증자 전·후 1주당 주식가치를 변함없게 만드는 장치예요. 무상증자뿐 아니라 돈을 받고 주식을 찍어내는 유상증자 때도 같은 논리로 권리락이 발생하고요.
다만, 이론적으로는 권리락으로 인해 증자 전·후 주식가치가 같아지더라도, 권리락 이후 신주가 상장하기 전까지는 잠깐 시가총액 왜곡 현상이 생긴다는 지적도 있어요.
이는 권리락을 기점으로 늘어나는 주식만큼 주가는 일단 낮춰놨지만, 새로 발행하는 신주가 상장하기까지의 물리적 시간 동안에는 낮춘 주가만큼 시가총액이 줄어 보이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인데요. 이때 평소보다 주가가 크게 낮아 보이거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노린 시세조종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해요.
아이씨에이치가 무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신주(기존 발행주식의 두 배인 1132만9510주)는 오는 23일 상장하는데요.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신주상장일 이틀 전 21일부터 무상증자 신주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 이를 권리매도(권리공매도)라고 불러요. 권리매도란 증자, 주식배당, 전환사채 등으로 신주를 받을 것이 확실한 투자자들이 신주상장일 이틀 전부터 미리 주식을 팔아 수익을 조기 확정 지을 수 있는 방법으로 자본시장법(제180조 2항)에서 보장하는 내용이에요.
따라서 아이씨에이치 주주들은 무상증자 신주상장일 이틀 전부터 매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해요.
(TMI: 바로 위에서 살펴본 핀텔의 전환사채 주식전환 물량도 원칙적으론 권리매도 대상이지만, 핀텔의 전환사채는 상장일에 근접해 발행한 것이어서 일정 기간 매도금지 대상에 포함되어있고, 이때는 권리매도보다 매도금지 기간의 파워가 더 쎄다는 점.)
권리매도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공시줍줍 유튜브(경제야놀자: 주린이를 위한 생존공시2편-모르면 발만 동동 구르는 권리매도)를 시청해주세요.
고려아연, 3분기 영업이익 급감…아직은 '변신 중'
고려아연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년 전보다 13.7% 늘어난 2조7444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3.3% 감소한 150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어요.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작년 3분기 11%에서 올해 3분기에는 5.5%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요.
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FN가이드 기준 컨센서스)이 매출 2조70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따져보면 매출액은 예상치와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쇼크' 수준을 보였어요.
고려아연은 회사 이름처럼 아연, 연(납), 금, 은 등과 같은 돈이 되는 금속(유가금속)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사업을 하죠. 자연 상태의 돌덩어리에서 아연 같은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과정을 '제련'이라 하는데요.
회사 측은 이번 실적공시와 함께 발표한 별도의 IR 자료에서 "호주에 있는 아연제련소 선메탈(SMC)의 생산 부진이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어요.
고려아연의 주력인 유가금속 판매사업은 국제 원자재가격을 움직이는 수요·공급 변수는 물론 제련소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비용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실적 등락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고요.
따라서 고려아연은 이러한 변수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다만 성장동력을 아직 구체적인 실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상황이고, 여전히 '변신 중'인 상황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실적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여요.
고려아연에 대한 더 풍부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공시줍줍 유튜브(공시요정: 변신하는 고려아연…그 뒤의 영풍그룹)를 시청해주세요.
[오늘 읽어본 공시(공시발표 시각)]
핀텔 전환청구권행사(제1,2회차) (17:19)
추가 참고 공시: 핀텔 증권신고서(10월 7일 공시)
아이씨에이치 권리락(무상증자) (16:18)
고려아연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15:39
고려아연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15:39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