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받는 고소득 직장인은 연말정산을 어떻게 할까. 매월 뗀 소득세 자체가 많기 때문에 돌려받을 세액의 범위도 그만큼 넓다. 그들의 공제 패턴은 연말정산 환급액을 극대화시키려는 직장인에겐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최근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초 연말정산(2014년 귀속)에서 전체 직장인 가운데, 급여가 상위 10% 수준인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정도였다. 전체 직장인 1668만명 가운데 10%인 166만명이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총계는 172조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으로 따져 1인당 1억원을 조금 넘는다.
급여 상위 10% 직장인이 매월 가져가는 월급은 평균 650만원(연 7800만원)이었고, 상여금은 평균 2700만원, 야근이나 출산 수당 등 각종 비과세 소득은 평균 400만원으로 산출됐다.
◇ 부자 세테크는 기부금과 연금
고소득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공제를 신청한 항목은 보험료였다. 지난해 초 연말정산에서 급여 상위 10% 직장인 166만명 가운데 95%에 달하는 157만명이 보험료 세액공제를 받았다. 보험료 세액공제는 전체 직장인 중에서도 가장 많은 46%가 이용했다.
넉넉한 소득을 바탕으로 기부금을 내고, 세액공제 받은 경우도 많았다. 급여 상위 10% 직장인 중 140만명이 기부금 공제를 받아 84%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전체 직장인 중 기부금 공제를 받은 근로자는 415만명으로 25%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연금을 통한 '세(稅)테크'도 눈길을 끌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를 받은 급여 상위 10% 직장인은 101만명으로 61%를 차지했고, 교육비 공제와 의료비 공제는 각각 99만명(60%)과 64만명(39%) 순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급여 상위 10% 직장인 125만명(75%)이 평균 282만원씩 공제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 가파른 세금 증가율
연봉 1억원 직장인의 2014년 귀속 평균 소득세 결정세액은 연간 1172만원, 매월 98만원 수준이었다. 전년보다 평균 세액이 166만원 늘었고, 증가율은 17%였다. 같은 기간 상위 10%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소득 직장인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지만, 일반 직장인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연말정산에서 과세대상 직장인 866만명의 평균 소득세 결정세액은 293만원으로 전년보다 91만원(45%) 늘었다. 지난해 소득세 납부 대상인 직장인들이 1년에 100만원 가까운 세금을 더 낸 셈이다.
연말정산에서 환급받는 세액은 연봉 1억원 직장인의 경우 평균 168만원이었다. 세금을 돌려받은 직장인 1088만명의 1인당 환급 세액은 45만원으로 집계됐다. 결정세액 중에서 세금을 돌려받는 비율은 연봉 수준과 관계없이 14~15% 수준이었다. 연간 결정세액이 100만원인 직장인은 연말정산에서 평균 15만원 정도를 돌려받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