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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부담금 여파?…대형마트, 수익성 '뚝'

  • 2025.02.12(수) 15:07

[워치전망대]이마트·롯데마트, 수익성 악화
"통상임금 부담금 영향"…할인점 매출 줄어
리뉴얼·신규점·식품 전문매장 개점 추진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주요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상임금 지급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지출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부 매장의 리뉴얼 효과는 있었지만 전체 할인점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 제외하면 선방"

이마트(할인점)는 지난해 1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직전해 9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달리 1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날아간 셈이다. 같은 기간 총매출은 11조66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이마트는 "이번 통상임금 판결로 회계상 비용인 퇴직충당부채를 상대적으로 크게 떠안은 이유는 많은 고용인력과 높은 장기 근속자 비율 때문"이라며 "대형마트는 업태 특성상 타 산업군 대비 직원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업계 1위인 이마트는 경쟁사 대비 최대 2배 이상 많은 인력을 운영하고 있어 비용 증가 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별도 종업원 수는 2023년 말 기준 2만2744명으로, 지난해 4분기에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은 1036억원에 달한다.

이마트·롯데마트 연간 실적 변화 /그래픽=비즈워치

롯데마트(할인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전년보다 25.5% 줄었다. 매출은 6조1596억으로 전년 대비 2.4% 떨어졌다.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3% 증가했지만, 국내 매출이 4%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국내 그로서리 사업(대형마트와 슈퍼)의 연간 영업이익은 465억원을 기록했지만 통상임금 부담금 222억원을 제거하면 687억원"이라고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것이 양사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통상임금 요건 중 '고정성(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돼야 한다는 조건)'을 폐기했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명절상여금, 휴가비 등이 새롭게 통상임금 범위에 들어가게 됐다. 대형마트는 업태 특성상 긴 영업시간과 휴일 영업에 따른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다. 따라서 이번 통상임금 판결로 이런 수당이 퇴직충당부채 증가로 이어져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매출 감소는 어떻게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업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리뉴얼을 지속했다. 리뉴얼 효과도 나타났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리뉴얼한 점포를 중심으로 기존점 매출이 1%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객수가 전년보다 4% 증가했다. 또 리뉴얼한 4개 점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변화가 클수록 성장은 두드러졌다. 이마트 죽전점은 지난해 8월 말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명칭을 바꾸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해 재개장했다. 그 결과 재개장 후 지난해 12월 말까지 전년 대비 방문 고객 수는 35%, 매출은 29% 증가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전반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오프라인 채널인 백화점, 편의점, 준대규모점포는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유일하게 대형마트만 매출이 감소했다. 대형마트 내 식품군 매출은 2.3% 늘어난 반면, 비식품군 매출이 7.9% 떨어졌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천호점 방문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1~2인 가구 증가로 '대량 구매' 수요가 줄어든데다, 근거리 위주로 소비자 쇼핑 패턴이 바뀐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쿠팡, 컬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쇼핑몰들의 부상과 동시에 새벽배송, 당일배송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이 굳이 대형마트를 방문할 이유가 없어졌다.

대신 소비자들은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대신 창고형 할인점을 찾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의 사업부별 실적을 보면 할인점 매출은 떨어졌지만 트레이더스는 5%대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는 근거리 쇼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슈퍼나 편의점 매출이 오른 반면 대형마트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새로운 경험이나 가격 메리트가 확실하지 않은 이상 온라인 주문이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략은

이에 따라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롭게 탈바꿈한 매장과 신규 출점을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만큼 신선식품 전문 매장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기존점 리뉴얼과 동시에 외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마트 신규 오픈과 더불어 기존 점포는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커머스 사업부로부터 넘겨받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방문객들이 점포 내 음식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과 같은 몰타입 형태의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식료품을 상시 저가에 판매하는 이마트 푸드마켓도 추가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또 서울 강동구에 고덕점을 출점하고 트레이더스는 이달 출점하는 마곡점을 비롯해 두 곳을 개점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규 점포 부지 5곳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지난해부터 통합매입을 추진한 만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영향이 미미해 올해 실적 개선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더욱 집중해 실질적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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